애플 잡고 내수 물량 늘리고…中 모바일 OLED, 韓 넘는다
비전옥스, CSOT 등 가격경쟁력 바탕으로 OLED 영토확장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무섭게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국 물량 뿐 아니라 애플 아이폰향 공급 비중도 늘리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이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한국 기업 출하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6용 OLED 패널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중국 BOE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BOE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아이폰16 일반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반·플러스·프로·프로맥스 4종 전부를, LG디스플레이는 프로·프로맥스 2종에 OLED를 각각 납품한다.
BOE는 2020년 말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한 뒤 아이폰12부터 OLED 패널을 공급해왔다. 품질 경쟁력은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 보다 떨어지나, 매해 출하량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하며 애플 공급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BOE는 아이폰16 시리즈 검증 절차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계획대로 대량 생산을 준비하는 등 애플 출하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면서 "이 성과는 BOE의 제품·기술이 애플과 같은 주요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서서히 인정받고 있으며, 향후 애플 제품에 더 많이 포함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현재 아이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50%를, LG디스플레이와 BOE는 각각 30%,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당시 BOE 점유율이 8%였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를 통해 첫 AI폰을 내놓는만큼 판매량 제고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과거 5년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아이폰12 및 아이폰13 사용자들이 올 하반기 아이폰16부터 시작해 아이폰17까지 대규모 교체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아이폰 빅사이클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아이폰16 판매량이 6100만대로 전년 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내년 이후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 모델에 OLED를 사용하겠다는 방침 아래, 중저가형 모델인 아이폰SE 패널마저 LCD(액정표지장치)에서 OLED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BOE OLED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닛케이는 최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SE4용 OLED 디스플레이 주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3세대 제품인 아이폰SE3까지 출시됐으며 4세대 제품인 아이폰SE4는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애플의 OLED 스마트폰 확대 전략은 글로벌 OLED 패널 공급 순항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 작년 6억1000만대에서 올해 8억대로 3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OLED 비중은 2023년 42.7%에서 2024년 55.8%로 13.1%p 뛸 것으로 내다봤다.
BOE가 애플 생태계 일원으로 글로벌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면, 비전옥스(Visionox), CSOT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 막대한 내수 등을 발판으로 OLED 시장에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비전옥스는 화웨이 최신 모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8000만대의 OLED 패널 출하량을 달성할 전망이다. 티안마(TIANMA)와 CSOT 역시 올해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을 늘리면서 이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OLED 스마트폰 패널 출하 비중은 BOE 16.1%, 비전옥스 11.3%, CSOT 9.7%, 티안마 9%로 BOE를 제외한 3곳은 전년 동기 보다 증가했다.
이같은 중국의 OLED 성장세는 조만간 한국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OLED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이 올해 보다 3.2% 성장한 8억7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올해 47.9%에서 내년에는 50.2%를 기록, 한국 업체들의 OLED 출하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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