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의원님 집게손엔 발끈하더니 딥페이크 범죄는 과잉규제입니까?
[이성윤 기자]
▲ 디지털 성범죄 발본색원하라!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 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경기 학부모회,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등 학부모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 및 근본족 종합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들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만드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공동행동에 나서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
ⓒ 이정민 |
무차별적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박아무개씨는 서울대 등 여성 수십명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유포해 징역 5년 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대에 이어 인하대에서는 1200명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공유돼 지난달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물은 연예계로도 확산됐다. 유명 연예인들의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잇따라 불법 제작 및 유포되면서 각 소속사가 대응에 들어갔다. 급기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는 미성년자에게까지 뻗어나갔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피해 학교를 표시한 '딥페이크 맵'이 등장하는가 하면 학교에서는 여학생이 결석하면 딥페이크 피해로 충격을 받아 결석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딥페이크 피해에 대한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비롯한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 건수는 94만 건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중 27만 건은 여전히 삭제되지 않은 채 지금도 SNS에서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위협이 과대 평가?
미성년자 10대부터 유명 연예인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개혁신당은 이번 문제에 대해 안일한 듯하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8월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딥페이크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조기에 대책을 세우라는 취지로 말씀하신 건 좋지만 한편으론 과잉규제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며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위협이 과대 평가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0대 미성년자부터 유명 연예인까지의 여성들이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위협이 과대 평가되고 있다고 말한 이 의원의 발언은 어디에 사실을 근거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2021년 GS25 홍보 포스터 '남혐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던 이준석 의원 sns |
ⓒ 이준석의원 sns |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에 따른 피해가 확산되자 정부, 국민의힘, 민주당은 딥페이크 범죄 근절을 위한 입법을 예고했다. 그러자 이준석 의원은 '과잉 규제가 우려된다'라면서 비판했다.
또 지난 2일 라디오에 출현해 "이런 식이면 대책은 텔레그램 차단밖에 없다"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를 없앨 수는 없지 않냐는 예까지 들면서 과잉 규제에 힘을 실었다.
2021년 GS25가 캠핑 홍보상품 포스터의 집게 손가락으로 남혐 논란에 휩싸이자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의원은 자신의 SNS에 "핫도그 구워서 손으로 집어먹는 캠핑은 감성캠핑이 아니라 정신나간 거지"라면서 거세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GS25는 결국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포스터를 수정했다.
2023년 11월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에 캐릭터가 집게손 모양을 취한 것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볼 것도 없이 메갈 손가락.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동작이 나왔다. 의도된 바가 있다고 본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해당 홍보 영상은 역시 삭제됐다.
최근에는 르노코리아의 신차 홍보 영상에 집게손 모양이 등장하자 또 남혐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영상 역시 삭제됐으며, 집게손 모양을 한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지구상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적다'라는 표현을 할 때 집게손 모양의 표현을 쓴다. 과자나 과일을 집어 먹을 때도 엄지와 검지로 먹는다. 그런데도 집게손 모양 때문에 수정되거나 중단된 사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집게손 모양에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남혐 표현이라고 옹호하던 이준석 의원이 대한민국의 수많은 여성들이 실시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대한 규제는 '과잉'이라고 한다.
이준석 의원님 집게손과 딥페이크 도대체 무엇이 과잉입니까.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성윤씨는 미래당 전 서울시당 대표로,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6년 12월 청년정당 미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현재는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하며 'MZ정치칼럼'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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