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딱 두 개 틀렸는데... 설마 3등급?' 수험생들이 떨고 있다
[신정섭 기자]
▲ 9월 모의평가 국어 문제지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문제지 표지 |
ⓒ 신정섭 |
국어 1등급 컷이 98점?
입시 학원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예상 등급컷 자료에 따르면, 이번 9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화법과작문 1등급 컷은 98점으로 예상된다. 3점짜리 한 문항만 실수해도 곧바로 2등급이라는 얘기다. 일부 학원은 95점을 2등급 컷으로 예상했는데, 그러면 3점 문항을 두 개만 틀려도 3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만점자가 응시 인원 48만8000여 명의 2%를 넘겨 1만여 명에 달할 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선 학교의 가채점 결과도 입시학원들의 추정치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가채점 결과 고3 학생 200명 중 만점이 4명이나 나왔고(2%), 95점 이상 고득점자도 20명(10%)에 이르렀다. 이 학교의 학업성취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과 이번 9모 응시자의 21.8%가 N수생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국어 만점자가 전체 응시자의 2% 이상에 달할 거라는 예상이 억측이 아닐 수도 있어 보인다.
시험이 어려우면 그만큼 표준점수도 높아진다. 지난해 수능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되었고, 올해 6월 모의평가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까지 올라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작년 9월 모의평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적정 난이도를 갖춘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여겨졌는데, 올해 9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126~129점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게 입시학원들의 주된 예상이다.
난이도 조정에 또 실패한 평가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아래 평가원)은 국어영역 출제와 관련하여 4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EBS 강사진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 및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편"이라면서도 "공통 11번, 16번, 25번 등 5~6문항을 통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시학원과 일선 학교의 가채점 결과는 평가원이나 EBS의 주장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국어영역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인데,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1.47%에 그쳤던 1등급 비율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10% 선에 다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교육평가 이론상 절대평가에서 1등급 비율 10%는 적정하다고 볼 수 있으나. 6월 모의평가 1.47%에서 갑자기 10%로 널뛰기를 하게 되면 수험생으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은 입시지도에 '대혼란'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일부 영역 난이도가 널뛰기하듯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발 등에 불이 떨어진 학교 현장의 고3 담임교사들은 입시지도의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다음 주 9일부터 13일까지가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고, 보통 9월 모의평가 점수와 예상 등급컷을 보고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 어느 곳에 지원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올해처럼 6월과 9월 모의평가가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면 일관성 있게 지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사실, 9월 모의평가 국어와 영어가 역대급 '물수능'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현장 교사들은 대체로 11월 14일 실제 수능에서는 두 영역 평가 문항이 다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자칫 9월 모의평가 결과만 놓고 지원했다가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정확한 등급 분포는 내달 초 9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와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가채점 결과가 크게 빗나간 적이 별로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교 현장이 겪게 될 대혼란과 개별 수험생이 입게 될 잠재적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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