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400홈런' 기념구, 박병호는 통 크게 양보했다 "팬이 원한다면 전 괜찮아요"
윤승재 2024. 9. 5. 10:14
"팬분에게 더 의미가 큰 공이라면..."
KBO리그 세 번째 400홈런 금자탑. "은퇴 전 꼭 달성하고 싶었던 기록"이라고 말할 정도로 박병호에겐 큰 의미가 있는 공이지만, 정작 박병호는 홈런공을 돌려 받지 못했다. 홈런볼을 잡은 팬이 선수에게 돌려줄 '의무'는 없다. 대신 구단이 다른 사인 물품들과 함께 교환을 요청해 받아오는 시도를 한다.
구단은 해당 팬 연락처를 받아놓은 상태다. 다만 해당 팬은 대가 없이 해당 홈런볼을 개인소장하고 싶어한다는 후문이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구단에 원하는 것도 없고 그저 홈런볼을 원하는 팬이었다고. 일단 이 홈런볼은 4일 경기 직후까지는 박병호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내게도) 의미가 있는 공이긴 하지만.."이라면서도 "받으신 분에게도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않나. 나보다 그분에게 의미가 더 클 것 같다"며 "구단에는 (안 돌려 받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살짝 더러운 야구공으로 대신 받아도 된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KBO리그 400홈런은 박병호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기록이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홈런왕도 많이 해봤지만 통산 홈런 개수가 300개 후반으로 들어오면서 400개를 달성 못하고 은퇴하면 아쉽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뤄져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병호는 400홈런 달성으로 "개인적인 목표는 솔직히 다 끝났다"라고 전했다. 400홈런을 넘어 이승엽 두산 감독의 기록(467개)도 도전해 볼 법도 했지만, 박병호는 "당장 내년에도 내 거취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승엽 감독님 기록을 넘는다는 생각은 없다"며 "단순히 원했던 400홈런을 돌파했다는 것만으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섯 번의 홈런왕, 최고령 홈런왕(2022년), KBO리그 최초 9시즌 연속 20홈런(2012~2022년)이라는 대기록을 갖고 있음에도 박병호가 아직 한 번도 달성해보지 못한 기록은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KS) 우승이다. 박병호 역시 이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면서도, "이 팀 선수들과 함께 KS에 가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라며 개인적인 목표보단 '팀으로서의 목표'로 강조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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