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무책임·탐욕의 결과물"…72명 사망 영국 '그렌펠 참사' 보고서

김성욱 2024. 9. 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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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명 사망자를 낸 영국 공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의 진상을 담은 보고서가 7년 만에 나왔다.

참사 원인에 관련 기업들의 부정직과 정부의 안전 규제 실패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영국 국가를 대표해서 그렌펠 타워 화재 희생자들에게 사죄하고 정의 구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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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그렌펠 참사 진상 다룬 보고서 나와
외벽에 가연성 소재 사용…정부 감독 도마에
스타머 "국민 보호 못해…국가를 대표해 사과"

72명 사망자를 낸 영국 공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의 진상을 담은 보고서가 7년 만에 나왔다. 참사 원인에 관련 기업들의 부정직과 정부의 안전 규제 실패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영국 국가를 대표해서 그렌펠 타워 화재 희생자들에게 사죄하고 정의 구현을 다짐했다.

이날 BBC 방송은 "그렌펠 참사 공공 조사위원회가 참사 7년 만에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그렌펠 참사는 건축 자재 업체들의 '체계적 부정직'과 안전에 대한 경고음을 간과한 정부의 실패가 합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그렌펠 참사 당시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14일 새벽 런던 노스켄싱턴에 있는 24층 공공 서민 아파트 그렌펠 타워 4층의 한 냉장고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번졌다. 이 화재로 72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 1970년대 지어진 이 건물은 참사 전인 2016년 외벽 재단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가연성 소재를 사용해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진 것으로 2019년 밝혀졌다. 이에 당국의 안전 규제 감독 및 대응 실패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그렌펠 참사를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빗대기도 했다.

특히, 영국 정부는 지난 1991년 머지사이드주 노슬리하이츠 화재와 2001년 외장재와 관련한 대규모 화재 시험, 2009년 런던 캠버웰 주택 화재 등 수십여년간 가연성 자재의 치명적 위험과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적절하게 조처하지 못했다고 지적받았다. 또, 대형 화재에 대비한 소방 당국의 주민 대피 전략 및 훈련도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틴 무어 빅 조사위원장은 이날 그렌펠 참사가 "대부분의 무능, 일부의 부정직과 탐욕에 따른 것"이라며 "모든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게 단순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4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의회에서 그렌펠 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당시 참사로 인해 삼촌을 잃은 당사자이자 생존자와 유가족을 대표하는 단체 '그렌펠 유나이티드'에 속한 나타샤 엘콕은 당국에 "정의를 실현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기소하라"며 "보고서는 역량, 이해 부족,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보살핌 의무를 수행하지 못한 근본적 실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체계적인 부정직, 기관의 무관심, 방치로 너무 큰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국가를 대표해 사과한다. 국가가 국민 보호라는 가장 근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외장이 안전하지 않은 건물이 있다. 우리는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사건에 대한 검경 수사는 내년 말까지 이어지고, 2026년 말까지 기소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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