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성사, 이복현에 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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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10년 만에 재도전하는 보험업 진출이 위기에 처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 경영실태 등급은 2등급으로 자본이나 재무요건은 무리없어 보이는데, 결국 당국이 사업계획 타당성 범위를 어디까지로 두느냐가 관건일 것"이라며 "이 원장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이번에 보험사 인수까지 문제 삼은 만큼 온전히 자회사로 편입되는 상황은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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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소통부재 지적
과거 지주회장 물러나야 인수 승인 해준 사례 있어
우리금융그룹이 10년 만에 재도전하는 보험업 진출이 위기에 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신문 보고 알았다'고 할 정도로 금융당국과의 소통 부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지주 회장이나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날 정도의 자구책이 나오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인수 심사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에서 열린 가계대출 관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와 관련해 "포트폴리오 확장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는데, 생보사는 (증권사보다) 훨씬 큰 딜인데도 저희는 생보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계약이 체결된다는 건 신문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보사 인수는 영업 확장 측면에서 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사 리스크는 은행이랑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과연 그런 것들이 정교하게 지주단(지주사와 계열사들)의 리스크에 반영됐는지에 대해 사실 좀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이런 발언은 당초 내년으로 예정된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오는 10월로 앞당긴 것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기검사를 앞당긴 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더불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보험사 인수 관련 리스크까지 집중적으로 들여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장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관련 리스크를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 금융지주법상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당국은 사업계획 타당성·재무상태·경영관리 전반 등의 승인 요건을 심사한다. 만약 우리금융이 이번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로 3등급 이하를 받으면 재무건전성이나 경영관리 부족을 근거로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는 지분을 3~4%씩 가진 금융투자사 과점주주 체제인 만큼 인수가 불발되면 상당한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 경영실태 등급은 2등급으로 자본이나 재무요건은 무리없어 보이는데, 결국 당국이 사업계획 타당성 범위를 어디까지로 두느냐가 관건일 것"이라며 "이 원장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이번에 보험사 인수까지 문제 삼은 만큼 온전히 자회사로 편입되는 상황은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금융지주가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오너나 지주회장 관련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수장 교체를 한 뒤에야 당국의 승인심사가 이뤄진 사례가 적지않다.
DGB금융지주는 2017년 12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고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서류보완 판정을 받으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박인규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금융당국에서 리스크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 전 회장은 이듬해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금융당국은 그 이후 심사를 재개해 같은 해 9월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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