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웨이의 비결④]GM·BMW도 손놓은 EREV 도전장..98% 中기업 넘는다

이민우 2024. 9. 5.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뛰어넘을 지렛대로 주행거리연장형 하이브리드차(EREV)를 선택했다.

기존 하이브리차(HEV)와 함께 EREV를 전기차 시대 전환의 가교로 삼으면서 시장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포석인데, 기술력과 배터리 원가경쟁력을 높여 정면승부를 펼칠 방침이다.

현대차가 EREV를 전기차 시대 전환의 연결고리로 삼은 건 충전인프라 등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진으로 충전, 모터로 주행
기존 충전 인프라 활용하는 '전기차 전도사' 역할
국토 넓은 북미·중국 집중 공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뛰어넘을 지렛대로 주행거리연장형 하이브리드차(EREV)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중국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98%를 선점한 상황이다. 기존 하이브리차(HEV)와 함께 EREV를 전기차 시대 전환의 가교로 삼으면서 시장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포석인데, 기술력과 배터리 원가경쟁력을 높여 정면승부를 펼칠 방침이다.

현대차가 EREV를 전기차 시대 전환의 연결고리로 삼은 건 충전인프라 등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EREV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탑재된 하이브리드차다. 다만 엔진을 주 동력으로 삼는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전기 모터가 중심이 된다. 주행 중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시켜 주행거리를 늘리는 식이다. 사실상 엔진으로 굴리는 전기차에 가깝다. 현대차가 EREV에 집중한 것도 이 대목이다. 기존 내연기관 주유소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주행거리는 늘려 ‘전기차 전도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와 중국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나라는 광활한 국토 면적 때문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원활하게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친환경 규제도 아직까지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EREV를 보급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빼곡히 들어서기 전까지 ‘전기차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두 시장에서 각각 연간 8만대, 3만대씩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중국 업체들이다. 전기차 전문 통계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EREV 판매 대수는 70만5900대다. 이 가운데 중국업체 점유율은 98%로 압도적이다. 중국업체 리오토의 판매량만 37만6000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GM과 독일 BMW 등이 시장을 두드렸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무기는 하이브리드로 쌓은 기술력이다. EREV는 전기차에 가깝지만 본질은 엔진과 모터를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다. 차종도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차로 분류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그동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서 쌓은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중국 업체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을 낮추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미 현대차는 현재 한 번 주유하면 900㎞ 이상 달릴 수 있고,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은 30% 축소하는 방향으로 EREV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첫 차량은 제네시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급형 준중형 EREV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EREV는 전기차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화재 등의 우려가 번져 전기차 규제가 강화돼도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화석연료 가격이 낮아 전기차로 바꿀 유인이 부족한 나라나 전기차 구매 여력이 없지만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층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 모터로 주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하이브리드차량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 개선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