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승계]유신①오너 건물 매입으로 차입금 증가…비용 부담 확대

장효원 2024. 9. 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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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엔지니어링 기업 유신이 전경수 회장 일가가 소유한 사옥을 사들이면서 차입금을 대규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조정이 없다면 올해 유신의 이자비용은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신은 지금까지 사옥 사용료로 내왔던 임차료보다 더 많은 이자비용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유신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은 사옥 매입 비용뿐 아니라 운영자금 조달 등의 목적도 있다"며 "향후 투자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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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료보다 큰 이자비용
현금 유출로 유동성 저하

토목엔지니어링 기업 유신이 전경수 회장 일가가 소유한 사옥을 사들이면서 차입금을 대규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존 사옥 사용 임차료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신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신빌딩 토지와 건물의 지분 60%를 전경수 유신 회장과 그의 가족들로부터 563억원에 매입했다. 이는 유신 전체 자산 총액의 25%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치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유신빌딩의 건물과 토지는 총 938억원으로 평가됐다. 인근 부동산 거래가액 등을 기준으로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가치를 평가받아 평균치를 구했다. 전체 가치의 60%가 563억원으로 산정된 것이다.

유신빌딩은 유신 창업주인 고 전긍렬 전 유신 회장이 1982년 토지를 매입해 설립한 건물로, 2018년 전경수 회장과 가족들에게 상속됐다. 현재 건물 전체를 유신이 사용하고 있다.

유신은 전액 현금으로 유신빌딩 지분 60%를 매입했다. 기존 임차보증금 58억원을 제외하고 505억원을 전 회장 등에게 현금으로 지급했다. 유신은 현금 마련을 위해 단기금융상품을 정리하고 단기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신의 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 말 대비 153억원 줄었고, 단기차입금은 322억원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의 이자율은 5.98%다. 단기차입금 증가분에 대한 연이자만 19억원 수준이다. 이는 유신이 지난해 전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11억원보다 큰 규모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 조정이 없다면 올해 유신의 이자비용은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신은 지금까지 사옥 사용료로 내왔던 임차료보다 더 많은 이자비용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유신은 임차료로 전 회장 등에게 연간 5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보증금이 100억원이었음을 고려해 기회비용 5%가량을 추정해도 임차료는 1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단기차입금 조달로 인한 이자비용 19억원과 단기금융상품으로 받을 수 있었던 이자수익을 5%대로 감안하면 약 27억원을 매년 지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건물 매입이 임차보다 효율적인 선택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처럼 영업외비용이 증가하면 유신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유신은 지난해 매출액 3411억원, 당기순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5.9% 수준이다. 올해 이자수익 감소와 이자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순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차입금의 증가로 재무구조도 소폭 악화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유신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92억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현금성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였지만 올해부터 생긴 것이다. 아울러 단기금융상품 중 97% 이상이 차입금 담보로 잡혀있어 유동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에 대해 유신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은 사옥 매입 비용뿐 아니라 운영자금 조달 등의 목적도 있다”며 “향후 투자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1966년 설립된 유신은 도로, 공항, 철도, 구조, 도시계획, 감리, 기타설계 사업 등을 영위하는 건설업체다. 엔지니어링 전 분야에서 시공을 제외한 타당성 조사, 설계 및 감리 등 건설사업의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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