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고용 냉각 우려 속 혼조 마감…국채 금리 급락
7월 구인건수 3년 반 만 최저…국채 금리 하락
Fed "경제 둔화·정체 지역 5곳→9곳으로 증가"
엔비디아 1.7% 하락…US스틸 17% 폭락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6일 공개될 '8월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일단 시장을 관망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미 구인 건수가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면서 국채 금리는 급락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04포인트(0.09%) 상승한 4만974.9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86포인트(0.16%) 내린 5520.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포인트(0.3%) 밀린 1만7084.3에 마감했다.
전날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덮친 이후 시장은 이날 경계감 속에서도 회복을 시도하려는 모습이었다. 다만 고용 보고서 등 굵직한 지표를 대기하며 이번 주 후반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 증시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는 최근 연이어 나타나는 노동시장 냉각 신호를 추가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달 구인 건수는 767만3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809만건)와 전월(791만건) 수치 모두 밑돌며 2021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비자발적 퇴직을 뜻하는 해고는 전월 대비 20만2000건 증가한 176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는 1.1건으로 3년 이래 최저였다.
고용 지표 둔화로 국채 금리는 크게 내리고 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12bp(1bp=0.01%포인트) 밀린 3.76%,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8bp 밀린 3.75%를 기록 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Fed가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관할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정체되거나 둔화했다. 직전에 내놓은 지난 7월 보고서의 5개 지역보다 4개 증가했다. 노동시장에서도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Fed는 평가했다. Fed는 "고용주는 수요에 대한 우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용에서 더욱 선별적이었고 인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적었다"며 "지원자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 냉각 흐름과 더불어 Fed의 경기 둔화 진단으로 9월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 전망은 높아졌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55%,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45% 반영 중이다. 빅컷 가능성은 전날 38%에서 7%포인트 뛰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금요일인 6일 나올 8월 고용 보고서로 향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16만5000건 증가하고,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을 것으로 점친다. 비농업 신규 고용이 10만건 밑으로 떨어지거나 실업률이 4.4~4.5% 이상으로 오를 경우 Fed가 빅컷에 나설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하루 앞선 5일에는 ADP의 8월 민간 고용 보고서와 주간 신규·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러이스트의 케이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다소 경계감을 갖고 있고 거래에 대한 확신도 적다"며 "모두가 금요일 고용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고, 그때까지는 약간의 대기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1.66% 내렸다. 애플은 0.86%,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3% 하락했다. US스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 매각을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17.47% 폭락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전날 4% 넘게 빠진 데 이어, 이날도 수요 둔화 전망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4달러(1.62%) 하락한 배럴당 69.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05달러(1.42%) 밀린 배럴당 72.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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