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정권과 단절 선언…22대 첫 연설서 ‘퇴진운동’ 압박

이승은 2024. 9.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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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실책을 부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을 향해 "민심을 거역하면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탄핵까지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등 윤 정권과는 협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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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윤 정부 실책 부각
정치권 “협치는 없다고 쐐기 박은 셈”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실책을 부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을 향해 “민심을 거역하면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탄핵까지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등 윤 정권과는 협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반면 여당을 향해서는 협력 의사를 보이면서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정기국회 시작을 알리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위기’에 방점을 뒀다. 그는 “위기의 시대, 헌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국민안전·민생경제·민주주의·한반도 평화 등 다방면에 걸친 위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을 공직에 임명하는 반헌법적 상황”이라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대통령’(35번)이다. 이어 국민(35번), 헌법(20번) 등이다. 그는 윤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하며 “민심이 성나면 배(정권)를 뒤집는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부를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그는 “계속해서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 대통령도 결국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탄핵을 염두에 둔 말까지 쏟아냈다. 야권에선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례를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가 발언 초반부터 대정부 투쟁 기조를 보인 것은 윤 정부와 더 이상 협치는 없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던 지난 4월 총선 이후 야권의 기세를 더 키우겠다는 측면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확실히 정부여당의 기세를 꺾고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제1정당의 입지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재명 대표 2기 체제 역시 집권 플랜을 세우는 등의 액션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집권여당과의 협치를 기대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민생 주도권을 잡고 가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헌법 정신을 스스로 거부하는 대통령으로 낙인찍고 이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여야 관계의 새로운 비전, 협치 등을 기대하지 않고 민주당이 민생에 앞장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협치는 없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원내대표의 연설문을 보면 민주당의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한 강조는 있었으나 구체적인 정책 방안이나 실행 계획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외에 민생 부분에서 민주당이 향후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이나 이행 계획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라도 나서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민생회복과 위기극복을 위해 협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여권에선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늘 연설은 ‘기승전대통령’이었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남 탓 연설”이라고 지적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협치 하자던 야당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고 사실상 협치를 걷어차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윤 정권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연설을 들으면서 아슬아슬했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교섭단체 연설 내내 비판만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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