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컨디션, 불펜서 스트라이크 하나도 못 던져" 임찬규 장염에도 10K 대반전

이형석 2024. 9. 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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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잠실 SSG전 종료 후 만난 임찬규. 잠실=이형석 기자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LG 트윈스 임찬규(32)가 장염 증상을 극복하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SSG 랜더스를 상대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를 기록했다.

임찬규는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시즌 9승(6패)째를 올려 개인 통산 4번째 두 자릿수 승리까지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임찬규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10개를 뽑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종전에도 2018년 10월 13일 문학 SK 와이번스(현 SSG) 기록한 바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핼쑥해 보인다'는 말에 "사흘 전부터 장염에 시달렸다. 그래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그는 "오늘은 '무념무상'이었다. 포수인 (박)동원이 형에게 모두 맡겼다"라며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해 감독님께도 사전에 말씀드렸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커브(29개)를 가장 많이 던졌고 직구(24개),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9개)를 섞어 던졌다. 일부러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최근 장염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구속이 떨어졌다. 임찬규는 "제가 구속이 오르고 나서 커브가 시속 115㎞대로 빨라지다 보니까 타자한테 걸렸었는데, 오늘은 시속 105∼108㎞의 좋은 커브가 나와 방망이에 안 걸렸다"며 "사실 컨디션과 투구 내용은 상관이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오히려 변화구가 좋다. 장단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파악해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엿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임찬규는 올해 SSG전 4차례 등판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굉장히 강하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4승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최근 8시즌(2017~24년) 성적을 보면 9개 구단 중 SSG를 상대로 가장 많은 12승, 평균자책점은 가장 낮은 3.26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최근 상승세도 이어갔다. 8월 1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컨디션을 알아 보려면 결국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면 된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스트라이크 비율이 71.6%(총 81개 투구 중 58개)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임찬규는 7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졌지만 8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벤치의 결정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미 5회부터 7회까지만 던지기로 얘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초반 부진을 딛고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현재 4.02) 고지를 눈앞에 둔 임찬규는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잘 안 풀리더라"며 "연속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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