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될 것" 中전기차 문제 인정…'배터리 1위' 쩡회장의 경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의 쩡위췬(曾毓群·56) 회장이 최근 들어 전기차 화재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안전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지에서 전기차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긴 발언이란 풀이가 나온다.
쩡 회장은 지난 1일 중국 쓰촨성 이빈(宜賓)에서 열린 ‘2024 세계 배터리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신에너지 차량(전기차·수소연료차 등 비내연기관 차)의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신에너지차 화재 발생률은 약 1만 대당 0.96대”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기차 화재 발생률을 중국 내 전기차 보유량(2500만 대)에 적용하면 지난 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만 약 2400건에 달한다.
쩡 회장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중국 전기차의 안전 문제도 인정했다. 그는 “시장에 출시된 배터리 대부분의 안전계수는 크게 모자란다”며 “많은 제품이 고장률을 100만분의 1인 ppm급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1000분의 1”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국 2500만 대의 신에너지차에 탑재된 배터리 수십억 개에 이같은 고장률을 곱하면 안전 위험성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쩡 회장은 또 점증하는 화재 사고에 대응해 배터리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배터리) 업계가 경쟁은 젖혀두고 소비자의 직접적인 이익, 특히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더불어 안전표준을 높여 절대적인 안전표준의 ‘레드라인(한계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 리서치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설치량 기준 CATL은 37.8%의 점유율로 세계 1위다. 2위 BYD(15.8%)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화재는 여름철(6~8월)에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부에서 화염이 발견되고 운전석까지 번지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64초에 불과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최소 5분의 대피 시간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하는 안전 기준을 지난 5월에 내놨다. 새 기준은 다음 달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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