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현진 돌덩이 피습' 10대 소년범, 심신미약에도 기소 가닥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돌덩이로 10여 차례 내려친 중학생이 형사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조민우)는 배 의원을 습격한 A(15)군을 이르면 이번 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인에 대한 피습은 중대 범죄인 데다 흉기로 돌덩이를 사용한 특수상해 사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A군은 지난 1월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건물 1층에서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 차례 돌덩이로 가격했다. A군은 당시 현장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돌연 배 의원을 공격했다고 한다. 배 의원은 머리를 감싸 쥐며 쓰러졌는데, 이후에도 A군은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 차례 내리쳤다.
현행 소년법에선 범죄를 저지른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소년범으로 분류한다. 이 중 14세 이상인 '범죄소년'에 대한 처분은 범행 내용과 죄질,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와 형사 기소 중 결정된다. 소년부에 송치될 경우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감호위탁·사회봉사·보호관찰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월 A군이 송치된 이후 6개월간 수사와 법리 검토를 이어왔다. 정치인을 습격한 중대 범죄임이 분명했지만, 동시에 A군이 미성년자인 데다 정신질환까지 앓고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실제 A군은 지난 1월 범행 직후 보호자 입회하에 간단한 경찰 조사를 끝내자마자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했다. A군에 대한 정신감정 등 병원의 종합적인 검사 결과 심신상실에 준하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검찰이 A군에 대한 소년부 송치가 아닌 형사 기소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피습에 주먹 크기의 돌덩이를 사용하는 등 죄질이 나쁘고, 배 의원 역시 엄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범행 직후 대통령실 역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의자가 미성년자란 점 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추가 정신감정까지 실시했다. 해당 정신감정 의뢰서에선 A군의 심신 상태가 첫 번째 감정서의 소견보단 비교적 안정된 상태의 소견이 나왔다고 한다.
검찰은 A군에 대한 조사와 추가 정신감정까지 마친 이후에도 고심을 거듭했다. A군 측이 배 의원에게 사죄하고 합의를 요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배 의원 측은 A군 가족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배 의원 측은 이에 대해 “피의자는 범행 후 7개월간 연락이 없다가 처분을 앞두고 합의 요청을 해왔다. 사과한다고 무작정 받아주는 건 올바른 피해 회복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어린 아이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보기엔 범행 정도가 굉장히 중하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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