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택권 목사의 지성을 그리스도에게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길

2024. 9. 5. 03: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자유’를 최고의 선으로 여긴다. 옛날에는 씨족끼리 모여 살았기에 마을 공동체로 이웃 부족과 싸움을 위해 뭉쳐야 했고, 그 배후에는 종교적 신념이 있었다. 그러나 종교개혁으로 개인의 자유에 더욱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 사상을 극대화한 정치체제로 독일의 파시즘과 소련의 공산주의가 생겨났지만 둘 다 유례없는 전체주의와 폭력의 씨앗이 됐다.

후기 근대세속주의(포스트모더니즘) 속에 사는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자유다”고 말한다. 결국 어떤 제약이나 잔소리가 싫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단해야 할 일이 많은데 현대인은 “아무도 내게 어떻게 살라고 말할 권리가 없다”며 이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자녀를 낳으면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과정을 상상해보라. 또 대학생 시절 혼인해 자녀들이 생기자 그처럼 좋아하던 학업을 중단한 아내들도 많을 터인데 자녀 사랑과 학업 양쪽을 다 취할 수 없었다고 웃으며 말하던 어머니들이 생각난다.

자유는 선택인데 결코 목적이 돼선 안 되고 수단일 뿐이다. 늙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특히 병들면 인간의 본질상 타인에게 의존하며 내 소관 밖의 여러 요인과 환경에 지배를 받게 돼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속해 있다.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서로 홀로 있었을 때는 자기 시간을 마음대로 썼는데 사랑하는 관계가 되면 제약을 받는다. 실은 이 제약이 사랑을 잃을 수 있다. 제재가 싫다는 것이 현대인의 자유 개념이다.

철학자들은 늘 자유를 긍정적 자유와 부정적 자유로 구분했다. 부정적 자유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 즉 ‘죄에서 해방’이다. 긍정적 자유는 ‘하나님께 종’이 되는 것이다.(롬 6:22) 그런데 현대 서구문화는 종교를 대개 자유의 적으로 생각한다. 한국도 이 시류에 많은 영향을 받아 전통보다 우리 마음대로 믿고 살아갈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 누구도 자유로운 행위자가 아니다. 어거스틴은 “모두 뭔가를 섬기며 산다”고 했고, 예레미야 선지자는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했는데 생수의 근원 되시는 나(하나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하지 못할 웅덩이다”(렘 2:13)고 했다.

이런 뜻에서 실은 사람 중에 무신론자는 없다. 어떤 ‘주인’이 우리를 인정하고 아끼고 세워 주고 존중하며, 어떤 주인이 우리를 착취하고 학대할 것인가. 제약 없는 자유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에 꼭 맞는 제약, 해방을 가져다주는 올바른 제약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어째서 인류 시조에게 ‘선악과는 먹지 말라’고 했습니까?” 많이 받은 질문이다. 모든 피조물은 생존을 위해 한계가 필요하다. 물고기는 물, 새는 공기, 인간에게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순종. 이 제약 혹은 한계가 없다면 피조물이 아니고 창조주 하나님이다. 또 “하나님은 아담 하와가 선악과 따 먹을 것을 미리 아셨을까요”라고 묻는다. 물론 아셨다. 그러면 왜 말리지 않았을까. 이 질문은 “왜 나를 로봇(Robot)으로 만들지 않았느냐”는 말과 같다. 하나님이 인류를 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으로 창조하셨기 때문에 이런 질문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바울은 사랑하는 제자 디모데에게 “하나님의 명령은 사랑의 표현인데 이 사랑은 깨끗한 마음, 선한 양심 그리고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온 것(딤전 1:5)”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친동생 야고보를 통해서도 “하나님이 주신 율법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법’”(약 1:25)이라고 말씀하신다.

현대인들이 정의하는 자유는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원하는 바가 서로 충돌할 때도 이 정의가 통할까.

진정한 자유의 개념은 오늘날 세속주의 생각과 다르다. 진짜 자유는 일부 자유는 잃고 다른 자유를 얻으면서 가능해지는데 제약이 없는 게 아니라 제약과 잃어야 할 자유를 제대로 선택하는 것이 진짜 자유다. 그래서 무엇이나 기도보다 앞서지 말고 “지성을 그리스도께 사로잡히자.”(고후 10:5)

림택권 목사

약력=웨이크신학원 명예교수,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총회장, 웨이크신학원 명예이사장, 성경적성경연구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