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 책임’ 간부 수십명 총살… 국정원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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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말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 압록강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의 책임을 물어 간부 수십 명을 총살한 동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수해 발생 직후 고무보트를 타고 현지 상황을 둘러본 뒤 책임자 엄벌을 지시했는데 실제 처형이 이뤄진 동향이 있어 국가정보원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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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달래기용 극단적 조치’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말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 압록강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해의 책임을 물어 간부 수십 명을 총살한 동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수해 발생 직후 고무보트를 타고 현지 상황을 둘러본 뒤 책임자 엄벌을 지시했는데 실제 처형이 이뤄진 동향이 있어 국가정보원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해 지역의 간부 20~30명이 지난달 한꺼번에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처형된 간부 중에는 비 피해가 컸던 자강도의 강봉훈 당 책임비서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자강도는 북한의 군수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 당 서열 30위권의 군수 전문가가 맡아왔다. 강 책임비서는 군수공업부 부부장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29~30일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수행을 심히 태공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보다 앞선 28일에는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큰물 피해 방지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 재난을 초래한 국가기관과 지방 간부들의 직무 태만 행위를 엄하게 질책한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청장격인 리태섭 사회안전상과 강 책임비서, 박성철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가 경질됐다. 박 책임비서는 이후 자강도 당 책임비서로 자리를 옮겼는데 자강도는 평안북도에 비해 정치·경제적 위상이 낮아 좌천 인사로 평가됐다.
국정원은 간부 처형에 대해 “관련 동향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여러 번 강하게 질책한 만큼 실제로 처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수해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과 민심 이반을 달래기 위해 집단 처형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실질적으로 피해가 많이 발생한 자강도에 대해 일절 언급과 외부 노출이 없다”며 “흥미롭고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자강도에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는 터라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해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만 방문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정원은 “실제적 물적 피해가 많은 곳은 자강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이번 수해로 북한에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남측 언론의 인명피해 추산 보도가 날조됐다고 주장하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반발했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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