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딥페이크 피해자면 어떻게…” 학부모들 성교육 강의 ‘예약 행렬’

김승연 2024. 9. 5.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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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자녀가 딥페이크 범죄에 연루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시립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에 '부모용 성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학부모 22명의 표정이 굳어졌다.

한 성교육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무방비로 유해 정보에 노출되다 보니 부모가 관심을 갖고 평소 스마트폰을 관리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초등생까지는 직접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적극 관리한다면 중등 이후에는 아이와 합의하는 선에서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두라"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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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늘자 대처법 배우기
4일 서울 동작구 서울시립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윤나현 센터장이 학부모들에게 디지털 성폭력 유형을 설명하고 있다.


“만일 자녀가 딥페이크 범죄에 연루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시립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에 ‘부모용 성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학부모 22명의 표정이 굳어졌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에 다들 말문이 막힌 듯했다.

이날 교육을 진행한 윤나현 센터장은 “자녀가 피해자라면 우선 증거를 채집하고, 만약 원치 않게 가해를 목격했다면 참여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녀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즉시 부모에게 말해 초동대처할 수 있도록 (아이와)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등 디지털 성범죄가 논란이 되면서 ‘부모용 성교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자녀 세대의 문화를 잘 모르는 부모들이 대처법을 배우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를 키우는 전모씨는 최근 디지털 성범죄 관련 학교 안내문을 보고 불안감에 이날 교육에 참여했다. 전씨는 “최근 몇 년 새 학교 안내장에 마약이나 딥페이크 등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 생겨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은 부모가 먼저 자신의 ‘성별 고정관념’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내용에서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성범죄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문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경고한다. 부모가 성별 역할 등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갖고 있어야 자녀가 왜곡된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와 타인의 ‘동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자녀에게 인식시키고, 자녀와 온라인 공간의 위험성과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대화도 나눠봐야 한다는 내용이 뒤따랐다.

부모 성교육 강의를 신설하는 자치구도 늘고 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서대문구가족센터에서 오는 20일 ‘디지털 성범죄’를 주제로 부모용 성교육을 처음 진행하는데, 신청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스무 가정을 모집하려 했으나 지난 3일 기준 서른 가정이 벌써 신청한 상태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사교육 업체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시설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무료거나 수강료가 인당 1만원 수준인데 반해 사교육 업체는 인당 10만원 정도로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업체는 이달 교육 예약이 이미 다 찬 것으로 전해졌다.

성교육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종류, 온라인 공간의 위험성 등을 양육자가 미리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성교육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무방비로 유해 정보에 노출되다 보니 부모가 관심을 갖고 평소 스마트폰을 관리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초등생까지는 직접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적극 관리한다면 중등 이후에는 아이와 합의하는 선에서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두라”고 권장했다.

글·사진=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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