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배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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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직장인에게 들은 얘기다.
그가 택한 방법은? 역시 배달 플랫폼 주문이었다.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이다.
시장을 절반 넘게 차지한 배달앱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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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직장인에게 들은 얘기다. 사무실에서 커피를 여러 잔 주문하게 됐다. 커피점이 엘리베이터로 바로 연결되는 건물 1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배달 플랫폼을 이용했다. 50대 기업 임원의 경험이다. 휴일에 집 바로 앞 편의점에서 빵을 먹고 싶었단다. 날은 무척 더웠고, 나가기는 싫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역시 배달 플랫폼 주문이었다. 빵값보다 더 비싼 배달비를 냈다. 사람들은 배달 플랫폼 이용에 이렇게 익숙해졌다. 편하니까.
배달 플랫폼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다.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이다. 2019년 966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1조1297억원으로 3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85억원으로 증가했다.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연결해 매출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3조415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럼 배민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최근 배달 중개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갈등을 보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점주가 지불하는 중개수수료는 배달 플랫폼의 주요 수익원이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는 지난해 기준 배달 시장에서 각각 65%, 20%, 1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업계 1위 배민은 지난달 이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3% 포인트 올렸다.
시장을 절반 넘게 차지한 배달앱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중개수수료가 오르면서 수익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 상인들은 배민을 탈퇴했고 또다른 점주들은 가격 차등을 선언했다.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에서 파는 음식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배민이 올린 수수료가 배달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양상이다.
현재 3대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는 비슷하다. 지난 인상으로 배민은 쿠팡이츠와 수수료율이 같아졌다. 요기요는 기존 12.5%에서 인하해 9.7%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수료가 낮아지는 게 시장 원리인데 오히려 상향 평준화됐다. 배달 플랫폼은 국내 수수료가 해외보다 저렴하다고 말할 수 있다. 우버이츠, 저스트잇 등 해외 주요 배달 업체도 정률제를 기반으로 10% 이상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다르다. 북미나 유럽의 최저 시급은 한국의 1.5~2배로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든다.
지난해 집 근처에 샌드위치 가게를 연 지인은 최근 “종일 일해도 한 달 뒤 정산해보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나를 위해 일하는 건지, 배민을 위해 일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배달앱 가맹점주의 영업이익률 6.6%를 훌쩍 뛰어넘는 중개수수료에 자영업자들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배달비는 별도다. 탈퇴 동기가 된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음식 가격이 이원화되면 전화로 가게에 음식을 직접 주문하고 가져오는 걸 택할 것이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배달 플랫폼이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모두 배달 플랫폼의 고객이다. 높은 수수료에 자영업자가 배달 플랫폼을 떠나가고, 비싸진 음식값에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외면하는 상황이 되면 배달의 미래는 없어진다. 배달 플랫폼 시장은 성장하기 어렵다. 현상 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배달 플랫폼이 적정한 수수료와 합리적인 운영 정책을 마련할 때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의 상생을 위한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협의체가 가동 중이다. 협의체가 다음 달 내놓을 상생안이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길 기대한다.
강주화 산업2부장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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