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 위기, 청년이 묻고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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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요즘 들으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이다.
'지방 위기와 인구 문제,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울원전 인구청년위원회를 출범한 것이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제안하고 스스로 중심이 되는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게 핵심이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역과 기업, 청년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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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요즘 들으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이다. 1960년대 산아제한 정책을 표방하며 회자하던 표어다. 한 집에 대여섯 명의 아이가 기본이었고, 소위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라나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낳을수록 희망 가득’이라는 정반대 표어가 등장했다. 인구 절벽, 지방도시 소멸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데 따른 극적인 반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추세라면 경제활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국가경쟁력은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은 인구 유출이 더해지면서 경제적, 사회적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울산도 심각한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올해 7월 말 기준 울산시 인구는 109만9866명으로 16년 만에 1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현실을 직시해 울산지역 에너지 대표 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가 선도적으로 인구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방 위기와 인구 문제,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울원전 인구청년위원회를 출범한 것이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 사안이다. 출산·육아 부담, 불안정한 고용,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위원회는 발전소에 근무하는 청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혼 촉진, 출산 장려, 돌봄 육아 등 3개 분과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제안하고 스스로 중심이 되는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한 결과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로 ‘상대가 없음’이 가장 높았고, 남녀 만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참여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절반이나 나왔다. 특히 미혼 직원들이 결혼을 어려워하는 이유로 ‘적절한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답변이 33.7%를 차지해 청춘 남녀가 만날 수 있는 장이 부족한 상황임을 인지하게 됐다.
이에 새울원전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울주군과 만남 주선 프로그램 ‘울주 청춘 발전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청년들이 지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뿌리를 내릴 기회를 제공하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는 지방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활력을 되찾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지역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 이번 협력이 시발점이 돼 인구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역과 기업, 청년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윤숭호 새울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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