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속 150이닝’ 성에 안 차는 양현종…“170이닝 채워야”
양현종(36)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심장’과도 같은 선수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투수의 새 역사를 써온 그는 올해도 수많은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꾸준함과 강력함을 동시에 상징하는 ‘10년 연속 150이닝 이상 투구’ 기록도 그중 하나다.
양현종은 지난 3일 LG 트윈스와의 광주 홈 경기에서 6이닝을 6피안타 3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승(3패)째를 올렸다. 이와 함께 올 시즌 투구 이닝을 155이닝으로 늘려 KBO리그 10시즌 연속 150이닝을 돌파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1989~9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왼손 투수로는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2007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프로 3년 차였던 2009년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148과 3분의 2이닝)했다. 이어 2010년 169와 3분의 1이닝으로 처음 150이닝을 넘기면서 1군 에이스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양현종이 연속 기록 행진을 시작한 건 2014년이다. 그해 171과 3분의 1이닝, 이듬해인 2015년 184와 3분의 1이닝을 각각 소화한 뒤 2016년 처음으로 200이닝(200과 3분의 1이닝) 고지를 밟았다. 이후에도 2017년 193과 3분의 1이닝, 2018년 184와 3분의 1이닝, 2019년 184와 3분의 2이닝을 차례로 책임져 5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현종은 2020년에도 172이닝과 3분의 1이닝 투구로 제 몫을 한 뒤 2021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2022년 다시 KIA로 돌아와 175와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지난 시즌에도 171이닝을 소화했다. 그 사이 30대 중반의 베테랑 투수가 됐지만, 올해도 결국 150이닝을 넘어서면서 KBO리그 대표 ‘이닝 이터’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15이닝을 더 던지면 그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한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를 달성하게 된다.
양현종 자신도 이 기록에 큰 애착을 보인다. 최초의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는 그가 긴 세월 동안 큰 부상이나 부침 없이 KIA 선발 마운드의 기둥으로 활약해왔다는 걸 보여주는 최고의 이정표다. 양현종은 시즌 개막 전부터 “감독님과 코치님께 올해도 나를 많이 ‘부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또 올 시즌 150이닝 투구를 해낸 뒤엔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목표인 170이닝 투구 기록도 욕심이 난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선수 생활을 해온 결실이라 여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에게 올해는 ‘기록적인’ 시즌이었다. 4월 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 통산 1만 번째 타자(김헌곤)를 상대했고, 18일 뒤인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통산 170승 고지를 밟았다. 이어 5월 25일엔 통산 2400이닝을 돌파했고, 6월 6일엔 통산 2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모두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위업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양현종은 7월 10일 잠실 LG전 선발 투수로 나서면서 KBO리그 역대 최초로 통산 400경기 선발 등판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3회 윤동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마침내 송진우가 보유했던 통산 최다 탈삼진(2048개) 기록도 새로 썼다. 3일까지 양현종의 통산 탈삼진 수는 2060개. 그가 삼진 하나를 잡을 때마다 통산 최다 기록도 바뀐다.
그래도 양현종의 최종 목표는 역시 KIA의 우승이다. 양현종은 KIA가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17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모두 거머쥔 ‘영웅’이었다. 그는 “선수 모두 봄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그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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