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 3년 뒤 1000조 넘긴다

김민중 2024. 9. 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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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양도 질도 걱정


국가채무 가운데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3년 뒤 10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4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적자성 채무는 883조4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802조원)보다 1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후로는 2026년 955조원→2027년 1024조2000억원→2028년 1092조7000억원을 기록한다는 게 기재부의 예측이다. 적자성 채무는 2015년(330조8000억원) 300조원을 넘은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나랏빚은 국가채무(D1)·일반정부 부채(D2)·공공부문 부채(D3) 등 3가지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좁은 범위인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운용하는 각종 회계와 기금의 채무를 뜻한다. 쉽게 말해 정부가 직접 빌린 돈이다.

국가채무는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나뉜다. 적자성 채무가 악성이다. 대응하는 자산이 없거나 부족해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채무다. 일반회계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가 대표적이다. 반면 금융성 채무는 대응 자산이 있어 추가적인 재원 없이 상환할 수 있다.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올해 67.1%를 찍고 2026년(70.5%) 70%를 넘어선 뒤 2028년 72.3%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갈수록 국가채무의 질이 악화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내년 일반회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 규모는 8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금액(64조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대규모 세수 결손에 따라 내년 세입 예산을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세수 결손 규모는 약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한다. 지난해엔 역대 최대치인 56조원가량에 달했다. 앞으로 국고채 발행에 따른 이자 지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공공자금관리기금 국고채 이자는 25조5000억원으로 올해(22조3000억원)보다 14.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꾸준히 늘어 2028년 32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에 따라 들어오는 세금은 줄어들고 복지 지출 등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권에선 “문재인 정부가 방만하게 재정지출을 늘린 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구조조정해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지출을 없애고 감세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 중장기적으로 세수 기반이 확충되고 빚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하준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감세 정책을 통해 세수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논리는 학계에서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일부 감세 정책을 철회하거나 세금을 인상하는 방식 등으로 세수를 확충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적자성 채무에 금융성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 총 규모는 올해 1195조1000억원에서 내년 1277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후 계속 늘어 2029년 15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7.4%에서 2028년 50.5%로 오른다고 기재부는 내다봤다. 문 정부 때와 비교하면 현 정부 들어 국가채무 증가세는 완화되긴 했다. 앞서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2022년 1075조7000억원으로 60% 넘게 증가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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