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응급실 찾은 尹 "현장 어려움, 정책에 충분히 반영 못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응급의료센터를 전격 방문했다. 지난 2월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이후 아홉 번째 의료기관 현장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경기도 권역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센터를 둘러보고 의료진 등 병원 관계자와 만나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응급실 업무 강도가 높아서 의료진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현장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 못 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사고 위험이 높은데 보상이 공정하지 못한 점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어디에 살든 차별 없는 공정한 의료서비스를 누리게 하겠다. 응급·분만·소아·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인력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인 위험이나 보상 공정성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얘기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하는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현장 방문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최근 ‘응급실 붕괴’ 위험까지 보도되는 등 국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결정됐다. 대통령실은 당초 추석 연휴 전 윤 대통령의 응급실 현장 방문을 계획했지만, 이날 일정을 추가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은)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 때 응급실 위기론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최근 2026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며 의료계를 향해 협상장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2000명을 진짜 고집한다’는 것은 거짓 뉴스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언제든지 의료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오면 항상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열린 마음이라는 점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회견 때 “(정원 문제는) 저는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얘기를 했다”며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합리적 수요 추계를 제시하고, 뭔가 답을 내놓으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겠다고 여러 번 얘기를 해왔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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