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는 이강인을 선택했다"…이강인 나폴리 이적설 'HERE WE GO'의 단언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은 하마터면 김민재의 전 소속팀인 나폴리로 갈 수도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 빅터 오시멘의 이적을 두고 파리 생제르맹(PSG)과 협상을 벌이던 나폴리가 이강인을 원하면서다. 그러나 PSG는 나폴리가 이강인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협상을 철회했다. 이강인은 PSG에 남았고, 오시멘의 PSG 이적 계획이자 나폴리의 오시멘 매각 계획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오시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적시장을 달굴 매물로 여겨졌다. 확실한 골게터가 많지 않은 현 축구계에서 득점 능력이 좋고 골의 순도가 높은 오시멘과 같은 스트라이커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을 만했다.
첼시, 아스널, 리버풀 등 전문 스트라이커를 찾고 있던 복수의 프리미어리그(PL) 팀들은 물론 오시멘의 높은 이적료와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을 갖춘 구단,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클럽까지 오시멘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적시장 초기에 이어졌던 팀은 PSG였다. 카타르 자본을 등에 업고 있는 PSG는 나폴리가 오시멘의 계약 조건에 걸어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수 있고, 오시멘의 높은 주급까지 감당할 수 있는 팀으로 생각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난 킬리안 음바페의 대체자를 찾고 있다는 점도 오시멘의 PSG 이적 가능성을 높였다.
그런 PSG조차 부담스러웠던 게 오시멘의 바이아웃이었다. 나폴리에 아우렐리오 데로렌티스 회장이 오시멘과 계약을 맺을 때 그에게 걸어둔 바이아웃 금액은 무려 1억 3000만 유로(약 1927억원)로 알려졌는데, 아무리 돈이 많은 PSG라고 하더라도 오시멘의 바이아웃을 일시불로 지불할 정도의 여력은 없었다.
게다가 PSG가 이적시장을 통해 많은 이익을 보지도 못한 데다, 음바페에게 급여와 보너스를 지불하지 않아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자본금을 마구잡이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러나 정작 PSG가 오시멘 영입을 포기한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었다. 나폴리는 PSG가 오시멘의 바이아웃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걸 보고 선수를 협상카드로 포함시켜 이적료를 깎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때 언급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이강인이었는데, 평소 이강인을 팀의 장기적인 플랜 중 하나로 보고 있던 PSG는 이강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건 물론 협상까지 엎어버렸다.
PSG 관련 소식을 전하는 'PSG 리포트'는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비롯한 복수의 매체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발언을 인용해 PSG가 오시멘과 연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오시멘을 영입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PSG 리포트'에 따르면 로마노는 이강인이 PSG에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설명하면서 협상 초기에 오시멘의 바이아웃 금액을 요구했던 나폴리가 PSG에 이강인을 거래에 포함시키는 걸 제안하자 PSG가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후 PSG는 오시멘 영입을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PSG가 이강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SG는 지난해 여름 이강인을 비롯해 마누엘 우가르테, 마르코 아센시오, 랑달 콜로 무아니, 곤살루 하무스 등 여러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동시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코 베라티 등 베테랑 선수들을 처분해 주급도 아꼈다.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PSG에서 이강인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강인은 아직 PSG의 붙박이 주전으로 뛰고 있지는 않지만, 주전과 교체를 오가며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가치를 입증하는 중이다.
당장 이번 시즌에도 개막전에서 개막골을 터트리더니, 이어진 2라운드에서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여러 이적설이 나오는 와중에도 자신을 믿어준 PSG에 대한 보답 같은 득점이기도 했다.
PSG의 결단력은 대단하게 느껴진다. 지난 시즌까지 주포로 활약했던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상황인 데다, 르아브르와의 2024-25시즌 리그 개막전에서 곤살루 하무스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최전방에 공백이 크게 생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원한다는 이야기에 단칼에 협상을 끊은 것이기 때문이다.
PSG 이적이 무산된 오시멘은 이후 첼시, 그리고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적에 실패했다. 첼시와는 연봉을 두고 벌인 개인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알 아흘리의 경우 나폴리가 기존 합의했던 이적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자 상대가 발을 뺐다.
나폴리가 협상 과정에서 허탕을 치자 오시멘은 나폴리와 정을 뗐다. 그는 구단에 더 이상 1군에서 뛰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나폴리도 이에 질세라 오시멘을 무시했다. 2022-23시즌 나폴리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고,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선수가 몰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런 오시멘에게 한 줄기 빛이 내렸다. 바로 갈라타사라이의 임대 제안이었다. 튀르키예 쉬페르리가의 이적시장 기간이 유럽 빅리그보다 조금 더 긴 덕에 오시멘은 이적시장 막바지 대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갈라타사라이는 나폴리에 임대로 1000만 유로(약 148억원)를 지불했고, 오시멘의 연봉 중 90%를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나폴리가 흔쾌히 수락할 만한 조건이었다. 길고 길었던, 그리고 이강인까지 엮여 더욱 길게 느껴졌던 오시멘의 이적 사가는 그렇게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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