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가장 경계'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 "월드컵 간다면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큰 희망"

김희준 기자 2024. 9. 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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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람 다부브 감독과 웨삼 아부알리(이상 팔레스타인 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이 월드컵 3차 예선에 처음 올라온 기세를 몰아 첫 월드컵 진출까지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일 오후 7시 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부브 감독과 웨삼 아부알리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팔레스타인은 5일 오후 8시 같은 곳에서 한국을 상대한다.


팔레스타인은 아시아에서 축구 약소국이다. 국제축구연맹에 가입한 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월드컵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3차 예선에 진출하면서 월드컵 진출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다부브 감독은 3차 예선에 온 기세를 몰아 월드컵 진출도 이루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아시아 최고의 팀인 한국과 겨룬다. 한국은 월드컵에 10회 연속으로 진출한 팀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많다"며 "우리는 월드컵 진출이라는 큰 야망을 갖고 있다. 아시아 3차 예선에 처음 진출했기 때문에 본선 진출이라는 꿈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일부 대표팀에 오지 못한 선수들이 있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과 기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부알리 역시 "한국은 굉장히 강한 팀이고 좋은 선수들이 있는 완성된 팀이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 최강팀과 경기할 때는 우리가 훈련한 대로 뛰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과 나라를 위해 내일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 서형권 기자

다부브 감독은 한국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 "우리가 알아낸 약점은 내일 경기를 위한 비밀"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재차 한국 공략법을 묻자 이번에는 "한국에는 훌륭한 선수가 많고, 그중에서도 손흥민을 가장 경계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직력 있는 팀이다. 손흥민 같이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팀의 투지, 열정, 조직력으로 막겠다"고 답변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성과는 단순히 팔레스타인 축구에 그치지 않고 팔레스타인 전체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이스라엘과 전쟁 중에 있으며, 시시비비와 별개로 많은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다부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클럽이 없는 선수들도 있다"며 팔레스타인의 열악한 현실을 전한 뒤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도 있고, 대표팀 합류를 늦게 한 선수들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 번 친선경기를 치렀지만 한국과 상대하는 게 사실상 첫 경기"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3차 예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큰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만약 월드컵 본선에도 진출한다면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한국전 승리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잠깐이나마 밝은 분위기를 안기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웨삼 아부알리(팔레스타인). 서형권 기자

아부알리도 마찬가지였다. 아부알리는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팔레스타인으로 귀화해 현재는 팔레스타인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비교적 해외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현재는 이집트 알아흘리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부알리는 팔레스타인 경험은 짧지만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은 갖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합류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팔레스타인 대표팀이라는 건 큰 영광이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은 가족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나를 잘 챙겨주고 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월드컵 진출도 하고 싶다"며 "월드컵에 간다면 환상적일 것이고,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행복을 주리라 믿는다"며 한국이라는 강팀을 존중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 내다봤다.


다부브 감독은 최근 2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에 대량 실점을 한 이유와 한국과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냐는 질문에는 "호주와의 경기는 이미 우리가 3차 예선이 확정된 후에 만났기 때문에 친선경기같은 느낌으로 치렀다. 그때는 주전을 제외하고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렇기 때문이다. 그날 경기는 기회도 많이 놓쳤고, 실수도 많았다. 이번 한국과 경기는 완전히 다를 거다.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선수들을 믿고 좋은 결과를 믿기 때문에 그걸 토대로 한국을 상대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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