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와 재회' 손흥민 "감독님 존중…잡음 속 선수들 잘 버텨"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잡음 속에서도 돌아온 홍명보 감독과의 협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팔레스타인과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10년 만에 다시 함께 일하게 된 홍명보 감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8시 같은 곳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3차예선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비행기를 타고 중동 오만으로 날아가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포츠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B조 2차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이 이번 대회부터 48개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아시아엔 최소 8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2차예선을 통과하고 올라온 18개팀이 3차예선에서 6개국씩 3개조로 나뉜다. 홈앤드어웨이 리그 방식으로 팀당 10경기를 치르며 각 조 1, 2위 팀은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다. 각 조 3, 4위 팀은 두 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4차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등 중동 5개국과 한 조에 속했다.
팔레스타인전은 한국 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한 중요한 관문인 셈이다. 팔레스타인이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고는 있지만 유럽에서 태어나 귀화한 선수들도 있는 만큼 방심할 수 없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역사상 처음으로 A매치를 벌인다.
팔레스타인전은 홍 감독은 개인에게도 중요한 경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참패한 뒤 쫓기듯 대표팀을 물러난 그는 10년 3개월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복귀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땐 최종예선을 지휘하지 않고 최강희 감독이 물러남에 따라 본선 1년 전부터 태극전사들을 조련했다. 이번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라 3차예선부터 지휘한다는 게 다르다.
특히 10년 만에 다시 함께 하는 홍 감독과 손흥민의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회 2차전에서 북아프리카 복병 알제리에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면서 참혹하게 2-4로 패했는데, 그럼에도 막내였던 손흥민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 자신의 월드컵 사상 첫 골이자 한국 대표팀의 귀중한 만회골을 넣어 참패 속 희망이 됐다. 알제리전을 계기로 손흥민의 대표팀 입지가 격상됐다. 홍명보호 1기의 유일한 소득으로 불렸다.
10년 만에 홍 감독과 다시 만나는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 때의 어린 선수가 아니다.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축구종가에서 9시즌을 뛰며 303경기 120골을 터트렸다. 또 대표팀에서도 A매치 127경기 48골을 기록 중이다. A매치 137경기를 뛰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A매치 출전을 기록한 홍 감독 기록을 내년에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지 오래다. 월드클래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레벨이 됐다. 홍 감독도 손흥민과 동석인 팔레스타인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그를 존중하는 발언을 하면서 "손흥민의 불필요한 짐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홍 감독과 다시 일하게 된 것에 대해 여러 감회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10년이란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한편으로 안타깝지만, 감독님도 2014년 월드컵 치른 뒤 처음 같이 호흡을 맞춰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와 지금에 있어서 감독님의 입장에선 (본인이) 선장이시기 때문에 부드러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높은 위치에서 카리스마로 휘어잡는 자세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나 나나 잘 인지하고 있고 감독님을 존중하고 선수들이 잘 따르면서 규율, 규칙 면에서 훈련하고 경기장 밖에서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
-대표팀 분위기와 각오는?
감독님 말씀처럼 선수들이 다 합류해 좋은 분위기 속에 훈련을 마쳤다. 긴 1년 동안 많은 홈, 원정 경기를 치르면서 분명히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겠지만 재밌는 최종예선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결과 분위기 속에 내일 스타트를 잘 끊었으면 한다.
-'원팀'을 위해 요구한 사항은 무엇인가?
오랫동안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순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동료들의 도움과 희생으로 주장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어제도 끝나고 선수들에게 얘기했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 어색하고 주눅이 들 수 있어서 그러지 말라고 했다. 대표팀에 오면 어떤 선수든 자기 색을 보여줘야 하고 그 색이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많은 얘기를 하는 것보다 앞장서서 좋은 일, 나쁜 일에 솔선수범하는 게 따라올 수 있게 해주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을은 해왔던 것처럼 대표팀이란 자리에 큰 책임감을 갖고 존중하면서 많은 축구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면 충분할 것 같다.
-10년 만에 만난 홍 감독이 부드러워졌나.
10년이란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한편으로 안타깝지만, 감독님도 2014년 월드컵 치른 뒤 처음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그때와 지금에 있어서 감독님의 입장에선 (본인이) 선장이시기 때문에 부드러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높은 위치에서 카리스마로 휘어잡는 자세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나 나나 잘 인지하고 있고 감독님을 존중하고 선수들이 잘 따르면서 규율, 규칙 면에서 훈련하고 경기장 밖에서도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4위로 올라간다. 소감이 있다면?
사실 엄청 신경쓰는 건 아니고 대표팀에서 소집 기간 안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을지 더 생각한다. 나한테도 이런 질문들이 운이 좋게 계속 나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어서 감사함을 느끼고 내일 사실 역사적으로 하나의 기록이 될 수 있는 날을 특별한 승리로 기억 속에 오랜 시간 남았으면 한다.
-정식 감독 체제에서 첫 경기인데 분위기 어떤가.
선수들도 오래만에 소집이고 처음 온 친구들도 있다. 대표팀에서의 분위기는 매번 참 좋았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옆에서 잡음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있지만, 선수들은 단단하게 잘 버텨주고 있었고 그걸 해야 하는게 선수들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잘 준비하고 있고 항상 좋은 마음 가짐으로 소집되는 것 같아 주장으로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다.
내일 경기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른 이야기 할 거 없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기는 건 뛰는 선수들, 교체 선수들, 뛰지 않는 선수들 모두 중요해서 한마음 한뜻으로 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축구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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