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인터넷, 이젠 못 참아… 전세계 잇단 ‘단속·실형’

김철오 2024. 9. 4. 18: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 주요국 정부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표현의 자유를 놓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 1위 재벌 일론 머스크의 엑스(옛 트위터)는 회원 수가 2100만명이 넘는 브라질에서 가짜뉴스 유포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차단됐고, 강력한 익명성으로 범죄의 온상이 된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는 프랑스에서 체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對 엑스, 프랑스 對 텔레그램, 미국 對 틱톡
英 가짜뉴스발 폭동에 실형… 룰라 “극우적 자유방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3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위성 전시회에서 연설한 뒤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3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사법위원회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긴 모습. AP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정부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표현의 자유를 놓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 1위 재벌 일론 머스크의 엑스(옛 트위터)는 회원 수가 2100만명이 넘는 브라질에서 가짜뉴스 유포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차단됐고, 강력한 익명성으로 범죄의 온상이 된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는 프랑스에서 체포됐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숏폼 플랫폼 틱톡은 지난 4월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안보 법안에 따라 사업권을 매각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브라질의 엑스 차단은 권위주의 체제가 아닌 국가 중 유일한 사례여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엑스와의 전쟁에 앞장선 ‘남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극우적 자유방임을 참을 의무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브라질인이 엑스와 유사한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며 “엑스를 차단한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결정은 기업인의 정치적 개입과 가짜뉴스 유포를 우려하는 다른 국가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식 극우적 자유방임을 참을 의무가 없다는 신호가 세계에 전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엑스가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브라질 사법 체계를 무시했다. 무법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며 방송·통신 감독기관에 엑스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룰라 대통령은 같은 날 “브라질에서 누구든 우리 법의 적용을 받는다. 돈이 많다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법원 결정을 지지했다.

지난달 31일 0시를 기해 시행된 엑스 차단은 정치적 갈등으로 번졌다. 특히 보수우파 야당인 자유당이 엑스 차단을 명령한 대법관의 탄핵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자유당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는 7일 독립기념일에 대규모 거리 집회를 펼칠 예정이다.

머스크는 이 집회에 브라질 국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세계 1억9600만 팔로어와 연결된 자신의 엑스 계정에 “브라질 독립기념일에 사법권 남용을 규탄하고 언론·표현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가 2015년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타트업 전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경우 텔레그램에서 횡행한 범죄의 책임을 경영진에게 물을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을 불렀다. 앞서 파리 검찰청은 미성년 소녀들을 유인해 제작한 음란물을 전송하도록 한 뒤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텔레그램 본사에 용의자 신원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텔레그램은 응답하지 않았고, 프랑스 법원은 텔레그램 공동 창업자인 두로프 형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중 동생인 파벨은 지난달 24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전용기를 타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붙잡혔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과 프랑스 외에도 각국 정부가 온라인상의 활동을 규제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영국 법원은 폭동을 선동한 소셜미디어 이용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고, 미국에서는 틱톡 금지법이 발효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선 흉기 난동으로 어린이 3명을 살해한 용의자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퍼지면서 극우 폭력시위를 촉발했고, 지난달 가담자 3명에게 징역 20개월~3년이 선고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와 다른 점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요구가 머스크 같은 우파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라며 “과거 표현의 자유를 수호했던 진영(좌파)은 소셜미디어 규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층과 억만장자들에게 타격을 준다며 박수를 치고 있다. 표현의 자유 논쟁은 이제 ‘문화전쟁’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