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평가, 국·수·영 모두 쉬웠다…“널뛰는 난이도에 수험생 혼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90점 이상)이 1%대를 기록한 영어 영역의 체감 난이도도 상당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4일 전국 2154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523개 지정 학원에서 9월 모의평가를 실시했다. 9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반수생도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때문에 ‘수능 전초전’으로 불린다. 전체 지원 인원은 48만 8292명으로 고 3 재학생이 38만 1733명(78.2%), 재수생과 검정고시생 등 N수생이 10만 6559명(21.8%)이다. N수생 지원자 수와 비율 모두 평가원이 모의평가 접수자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학년도 이후 두 번째(9월 모의평가 기준)로 많았다.
“국·수·영 모두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
국어 시험에 대해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독서의 경우 지문 길이는 다소 길어졌으나 정보량이 적고 친절한 문장들로 구성됐으며 문학도 선지가 짧아져 큰 어려움 없이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이번 시험은 지난 6월 모의고사처럼 신유형 문제가 없다”며 “기존 출제 경향을 유지해 기출 학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종로학원 국어 강사진은 “특정할 고난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만점자도 지난해 본수능 64명(0.01%), 6월 모평 83명(0.02%)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수학은 계산량 줄고 영어는 정답 명확하게 출제
수학 영역 역시 국어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쉬운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6월 모평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래 가장 높았고, 작년 수능 역시도 148점으로 까다롭다는 평을 받았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한다.
EBS 수학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이번 시험은 공통과목의 난도를 낮추고 풀이 과정에서의 계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6월 모의평가보다 쉽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종로학원 수학 강사진은 “평소 어려웠던 공통과목(수학Ⅱ)이 다소 쉽게 출제됐다”며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지난해 9월 모평 이후 가장 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 비율이 1.47%를 기록하며 절대평가 전환(2018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된 영어 영역도 직전 시험들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남윤곤 소장은 “9월 모의평가 영어영역은 선택지의 미묘한 의미 격차를 이해해야 했던 6월 모의평가와는 다르게 선택지들의 의미 간 격차가 명확했다”고 분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6월 모평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빈칸 추론과 간접 쓰기 유형 역시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했다.
종로학원 영어 강사진은 “역대 본수능 중 쉽게 출제됐던 해와 비슷할 정도의 수준의 난도”라고 평가했다. 영어 절대평가 이후 본수능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21학년도 12.66%, 2018학년도 10.03% 등이다.
널뛰는 난이도에…“본수능, 쉬워도 어려워도 혼란”
두 번의 모의평가 난이도가 극과 극으로 갈리며 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입시기관 예상대로 이번 시험 난도가 평이하게 나타날 경우 평가원은 난이도 책정 실패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본 수능에서 평가원이 이번 시험의 기조를 뒤집어 어렵게 출제하면 수험생에게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세종=서지원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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