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입 전기차 판매 35%↓…벤츠는 반토막, EV3·캐스퍼는 선방

최선욱 2024. 9. 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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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전기차 화재 대응 소방 합동 훈련. 뉴시스

수입 전기차의 8월 판매량이 35%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1일 인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을 의식한 각 수입사들이 할인, 보증기간 연장, 충전 바우처 제공 등 혜택을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애썼지만 소용 없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전기차의 국내 판매량(등록대수)은 1907대다. 지난해 8월(2926대)에 비해 34.8% 줄었다. 수입차협회는 올해부터 테슬라 판매량을 집계하기 시작해, 지난해 통계에 테슬라 판매량은 빠져 있다. 테슬라 판매량(2208대)을 더한 지난달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4115대로 집계됐다. 벤츠 화재 발생 전인 7월 판매량(4586대)과 비교하면 11% 내려갔다.

청라 사고 차량 모델인 벤츠 EQE의 판매량은 더욱 급감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벤츠 EQE의 지난달 신규 등록 대수는 39대로, 전달(76대) 대비 반토막이 됐다. 지난해 8월(339대)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수입차 1등 테슬라도 판매 하락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1215대)다. 전기차 침체 상황에서도 모델Y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모든 수입차 중에서 판매량 1등을 했다. 다만 모델Y도 판매량 자체는 한달 전(1623대)에 비해 25% 줄었다.
기아 EV3. 뉴시스

반면 국산 전기차는 지난달 1만1280대가 팔려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5949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7월에 비해서도 9% 늘었다.

7월에 출시된 기아 EV3(4002대)와 8월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1439대)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영향이다. 지난달 국산 전기차 판매량 중 48%를 이 두 차량이 담당했다.

하지만 기존 모델은 판매량이 줄었다. 아이오닉5(1222대)는 한 달 전보다 31% 감소했고, 코나(263대)와 EV6(599대)도 각각 전달에 비해 판매량이 줄었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EVX도 8월에 377대가 팔리는데 그쳐 이전 달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국산 전기차의 호실적은 신차 효과에 따른 일시적 성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르면 올 4분기 중국 비야디(BYD) 전기차까지 한국에 진출해 경쟁 상대가 많아지면 국내사와 수입사 모두에게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캐스퍼 일렉트릭에 들어가는 배터리 설명을 듣는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광주광역시 관계자들. 뉴스1


이에 국내 회사들도 전기차 손님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전기차 고객에게 연 1회씩 8년간 15가지의 안전점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에브리(EVery) 케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현대차의 전기차 구매자는 1년 내 혹은 2만㎞ 이하 주행 상태라면 차체 상·하·측면 손상에 대한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중고차로 팔 땐 구매가의 55%를 보장해주기로 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고객에게 휴가비 50만원을 지급하고, 중고차 가치를 미리 예상해 그 금액만큼 할부원금을 깎아주는 ‘KGM 중고차 보장 할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눈은 이달 발표가 예정된 정부의 '전기차 안전관리 종합대책'으로 쏠린다. 정부 대책 발표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달래질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도 BMS(배터리관리시스템)를 포함한 안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욱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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