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 복지차관이 의사 흉내”

정신영 2024. 9.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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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환자 본인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라는 발언을 두고 의사 흉내를 낸다고 비판하며 경질을 요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차관은 경증·비응급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는 방안과 관련해 환자가 경·중증을 판단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전화해서 (병원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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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복지부 차관, 응급실 경증 환자 판단 기준 관련 발언에
의협 “경·중증 판단 의사도 어려워…국정 운영이 중증” 비판
차관 경질 요구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환자 본인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라는 발언을 두고 의사 흉내를 낸다고 비판하며 경질을 요구했다.

의협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차관의 망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가의 보건의료를 관장하는 자가 이렇게 무지한 발언을 일삼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차관이 쉽게 내뱉은 경·중증 판단은 의사들도 쉽지 않은 것으로, 실제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이 경증으로 진단받았다가 추가 검사로 중증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전화를 못 걸 정도의 환자’만 받는다니 더 이상 전화기가 필요없단 얘긴가”라며 “이런 식으로 쉽게 판단이 가능하다면 현재 국정운영의 상태가 진작부터 중증으로 판정됐다고 말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인식 수준의 차관이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를 하니 대통령이 현 상황을 원활하다며 태평하게 보는 게 이상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 우리나라 의료를 살리기를 원한다면 박 차관을 비롯해 우리나라 의료를 이렇게 만든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차관은 경증·비응급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는 방안과 관련해 환자가 경·중증을 판단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전화해서 (병원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중증은 거의 의식불명이거나 본인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거나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나는 것도 경증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오후에 열린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이 발언 관련 질문이 나오자 “너무 넓게 말씀드리면 오해가 있을 수는 있다”며 “일반화한 발언이었고 의식이 있다고 해서 다 경증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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