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 격상 추진

허진, 오욱진 2024. 9. 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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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는 4일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한 북·러 군사협력 증진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뉴질랜드 총리로서 9년 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럭슨 총리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확대회의실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뉴질랜드는 6·25 전쟁에서 우리와 함께 싸운 오랜 우방국으로서 뉴질랜드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은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됐다”며 “러·북 군사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체주의·권위주의 세력의 도전이 지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들 간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규칙 기반 국제질서 확립, 개방된 시장, 포용적 번영이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인 만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과 글로벌 차원의 기여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럭슨 총리는 “70여년 전 뉴질랜드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이곳에서 싸웠으며, 지금도 뉴질랜드군은 한반도 평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뉴질랜드인들에게 K-팝과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에너지와 창의성이 가득한 나라,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골프 선수 리디아 고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는 한국의 여섯번째 큰 무역 파트너가 됐으며, 자유무역협정이 시행된 지난 9년 동안 양국의 교역량은 2배로 증가했다”며 “뉴질랜드에 3만5000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며 이들은 사업과 스포츠,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선 “2006년에 합의한 현재의 ‘21세기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한 논의를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북한의 지속적인 불법 탄도미사일 및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출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조달을 포함하여 북한과 러시아 간 증진되고 있는 군사협력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였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성명에서 “‘8·15 통일 독트린’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라고도 밝혔다. ▶정례적 양자 경제안보대화체 출범 ▶올해 10주년이 된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등 경제 협력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 안보보좌관 “한국과 원전사업 최종 계약 체결 확신”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 대통령을 예방하며 “체코로서는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이에 항의하며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포야르 보좌관은 “체코 정부는 원전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투자·방산·교통·연구개발(R&D) 등에 걸쳐 한국과 전면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달 예정된 체코 방문을 통해 2015년 수립한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구체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진석 비서실장, 첫 직원 조회…“대통령실 직원, 난관 돌파해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취임 이후 첫 대통령실 직원 조회에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자 당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특검, 청문회 남발 등 헌정사상 경험하지 못한 정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개혁 등과 관련해선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인 만큼 직원들이 원보이스(한목소리)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며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대통령께 개원식에 가시라고 말씀을 못 드렸다”며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 가시라는 말씀을 드릴 자신이 없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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