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업, 기후 문제에 책임”…전 세계 기후테크 기업 한 자리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에어컨은 전력 사용량이 전기요금 누진 구간에 접어들기 전 알아서 전력 사용량을 조절한다.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탄소배출량과 저감량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방식을 활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아낄 수 있다.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차인 수소자동차를 타고 싶지만, 충전이 불편해 망설이고 있는 수요를 공략한 수소충전기도 있다. 일반 자동차는 5분,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는 8분이면 완충될 만큼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보인 무탄소 에너지 관련 최신 기술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정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각국 기후‧에너지 분야 기업‧전문가가 모여 최신 기술‧정책을 논하는 박람회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인 이번 박람회는 ‘기후 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 에너지 시대’를 주제로 6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행사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회성 무탄소(CF)연합 회장,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최남호 산업부 차관, 제임스 바커스 센트럴 플로리다대학교 석좌교수 등이 참석했다. 기후‧에너지 관련 국내외 기업 540곳, 각국 주한 대사관 32곳, 24개 국가 대표단, 10개 국제기구 관계자가 모였다.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업은 기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수많은 혁신으로 인류 삶을 바꿔 놓은 것은 자랑거리지만, 기후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은 앞으로 10년 남았고 우리에게 탄소중립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어느 기업, 어느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가진 기술을 나눠 큰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후‧에너지 분야 537개 기업이 관련 기술을 전시한 전시관을 둘러보고 탄소중립 해법을 논의하는 11개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AI 절약모드를 적용한 고효율 가전 제품을 선보였다. SK E&S는 내년까지 5~8분이면 완충할 수 있는 수소충전기를 전국에 40여 곳 구축‧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고효율 냉‧난방공조(HAVC) 솔루션을 내놨다. 바람의 방향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에어가드를 설치한 시스템 에어컨, 문을 열지 않고 유해가스나 미세먼지 같은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필터를 거친 깨끗한 공기를 실내로 들여오는 프리미엄 환기시스템 등이다. 바람의 움직임을 증강현실(AR)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AR 기류 가시화 솔루션도 내놨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는 수소 환원 제철 등 탄소중립 철강 생산 기술을, 두산은 소형원자력(SMR)·수소터빈을, HD현대일렉트릭은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고압차단기 등을 선보였다. 최 회장은 “한국의 에너지 제도‧인프라는 40~50년 전 화석 연료에 기반하고 있고 AI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라며 “분산형 전원 확대 등을 고려한 유연한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고 기후기술 개발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시스템에서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인 RWE 옌스 오르펠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현재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해상풍력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중앙 정부가 보다 주도적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통, 인프라, 이해관계자 수용성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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