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싱크홀 근본 해결 나선다...안전지도·관측망 등 신기술 도입

김태구 2024. 9.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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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사고 관련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 발표
성산로 ‘특별 점검’ 대상지역 지정...지하매설물 전수조사
“시민 안전‧안심하는 도로환경 조성…이상징후 즉각 신고 당부”
GPR 탐사 장비.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지난달 29일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지반침하와 관련해 인근지역 지하매설물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또한 지반침하 주요원인인 30년 이상 노후상하수관로 정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지반조건과 지하시설물 등을 담은 안전지도를 만들고 이번처럼 예측하지 못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지반침하 관측망 시스템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연희동 싱크홀과 같은 사고 재발을 막고 기존 지하공간 점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앞서 '지하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등 지반침하 예방 활동을 지속 추진해왔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5787㎞를 조사해 559개의 공동(땅속 빈 공간)을 사전에 발견하고 복구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처럼 지하 시설물의 노후화와 다수의 굴착공사, GPR 탐사 장비의 한계 등 여러 요인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지반침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시는 우선 연희동 사고지역 일대에 대한 지하 매설물을 전수조사하고, 주변 공사장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또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30년 이상 노후 상하수관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굴착공사장 주변 점검도 강화한다. GPR 장비의 성능을 주기적으로 검증해 탐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기능상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연내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구축하고 향후 지반침하 관측망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성산로를 이용하는 시민과 인근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시는 을 해소하기 위해 연희동 사고 지역 일대를 ‘특별 점검’ 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성산로(연희IC~사천교)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9월 안에 완료하여 해당 지역의 안전성을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대상은 하수관로 및 하수암거(연장 3㎞), 상수도관(연장 2㎞), 도시가스‧통신관 등이며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에 대한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공사장 인근 성산로 일대를 대상으로 GPR 탐사를 월1회 실시하고, 현장 공사 관계자가 주2회 공사장 일대를 육안 점검토록 한다. 또 공사장 주변에 진동계, 지하수위계를 추가로 설치하고 지반 시추조사를 통해 지반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시는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노후 상하수관 정비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전체 상수관로 1만3350㎞ 중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상수관로 총 3074㎞를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상수도관를 올해 62.5㎞, 내년 64.6㎞ 정비할 계획이다. 9월부터는 30년이 넘은 모든 하수관로에 대해 폐쇄회로(CC)TV가 장착된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해 정밀 조사하고, 30년이 도래하는 하수관로에 대해서도 연차별로 계획을 수립해 정비한다. 

시는 지반침하 사고의 우려가 높은 굴착 공사장(굴착깊이 10m이상 또는 터널공사) 주변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굴착 공사장에 대해 최초 1회 GPR 탐사 후 필요 시 추가로 탐사를 실시했으나, 앞으로는 준공된 지 1년 이내의 공사장까지 대상을 확대해 월1회 GPR 탐사를 시행한다. 올해 기준 서울 시내 200여 개의 공사장이 대상이다.

시는 중장기적으로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새로운 지반침하 예방 기술에도 힘을 쏟는다. 이와 관련 현재 지하 2m까지 80~90% 이상의 정확도로 지하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GPR 장비의 정확도를 높이고,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해 GPR 장비로는 찾기 어려운(지하 2m 이상) 지반침하 이상 징후를 찾아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지반의 변동을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반침하 관측망’ 설치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반에 관측공을 뚫고 센서를 설치해 지반 변동을 계측, 지반침하 예방과 침하이력 관리 등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관련 시는 도로뿐만 아니라 공원, 주택가 등 다양한 지역의 지반 안정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관측망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효과가 입증될 경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는 지반침하 우려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수치화하는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올해 말까지 개발을 앞당길 예정이다. 지반침하 안전지도란 지반조건‧지하시설물‧침하이력 등을 종합·평가하여, 구간별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는 기존에 추진해오던 지반침하 예방 대책을 재검토하고 보완하여 마련한 이번 개선안을 빈틈없이 추진해 시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도로 이용 중 발견한 불편 사항이나 이상 징후는 경찰, 120다산콜 등에 적극 신고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시는 신속히 확인하고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연희동 싱크홀 사고와 관련해 토질 지반 전문가 현장조사와 3차례의 합동점검회의 결과, 도로침하에 지형적 특성, 기상 영향, 지하매설물, 주변 공사장의 영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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