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이재명 일극체제, 尹이 만들었다… 외연확장은 李에 달린 문제”
“당내 민주성·다양성 확보에 다리 역할하겠다”
“민주당은 과도기 상황, 이 대표가 더 소통해야”
“이재명 대표가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으로 불리는 5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이재명 일극체제’로 불리는 현재의 민주당 구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당의 일극체제가 구축됐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조건을 만들었고,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 대표 중심 체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민주당의 외연확장은 이 대표에게 달린 문제”라며 “이 대표가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견해가 다른 중진은 물론 초선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당직을 맡지 않았는데, 인재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다.
“인재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는 ‘이재명 2기 체제’가 이른바 ‘일극체제’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 보다 다양한 당 안팎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금 민주당 내에는 충분한 의사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당 중진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당내 여러 목소리가 위쪽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즉 당내 민주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중간다리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대표도 꼭 맡아 달라고 했다.”
-인재 영입 기준이나 방향성이 있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려면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30·40 인재가 당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 민주당이 과거보다 노쇠했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30·40 세대에 대한 외연을 확대하는데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당이 30·40 가운데 괜찮은 인재를 최고위원이나 청년위원, 그외 여러 특보 등 일회성으로 쓰는 경향이 있었는데, 더 이상 그러면 안 된다.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를 드려야 한다.”
-이 대표 연임 뒤 민주당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 대표는 그간 패권을 추구한 적이 없다. 이 대표가 현재 압도적 지지를 받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선 이후 경쟁자였던 이 대표를 사법처리하려고 얼마나 가혹한 정치보복적 수사를 했나. 그러면서 민생은 내팽개쳤다. 그러다보니 이 대표를 중심으로 확실한 단일대오를 만들어 윤석열정부의 검찰독재와 국회 무시, 민생 파탄을 저지하라는 요구가 커졌고, 이것이 당원들이 이 대표를 선택한 이유다. 윤 대통령이 잘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중도 확장에 장애물이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외연 확장은 이 대표에게 달린 문제다. 민주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해 국정에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가 당내 다양성과 민주성을 확보하는데 보다 힘을 써야 한다.”
-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움직임이 의회민주주의와 상충한다는 비판도 있다
“포퓰리즘과 팬덤정치는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민주주의 국가 중 한국 민주당의 당원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단 한번이라도 당비를 낸 사람이 250만명이고, 당비를 3개월 이상 낸 사람이 120만명이 넘는데, 이건 정말 엄청난 일이다. 이런 당원들은 당비를 낼 뿐아니라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돈도 들이고 시간도 들여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인데, 당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다만 지금은 과도기에 있다. 당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집단지성을 통해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 균형점을 찾을 것이다.”
-이른바 ‘개딸’의 과격한 지지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분들이 당비도 내고, 선거운동도 해주면서 당에 참여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그런 것에 너무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평생 비주류 무계파로 살았고, 문재인정부 때는 ‘문자 폭탄’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그것 때문에 내 소신이 꺾이거나 할 말을 못한 적은 없었다. 자신을 뽑아준 국민과 지역주민을 생각하면서 소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검찰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2년 반 가까이 하지 않았나. 사법리스크가 이미 다 여론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지난 총선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것 아니겠나. 법원의 판단을 예단할 수 없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법률가로서 볼 때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모두 무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설령 1심에서 일부 유죄가 난다고 해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 폭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것이다. 1심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 대표의 리더십 역시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됐고, 김부겸 전 총리도 활동 재개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김 전 지사의 성품은 제가 잘 안다. 지금 문재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보면 김 전 지사도 민주당이 다음 정권을 잡아야한다는 것에 절대적으로 동감할 것이라고 본다. 김 전 지사가 귀국한 뒤에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겠지만, 그분 성격상 자신을 중심으로 (비명계를) 뭉치게한다던지 이재명의 대항마가 되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역임한 김 전 총리도 당을 분열하게 만드는 행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서 대권 도전 관련 조언을 한다면.
“이재명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고 국가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매우 뛰어난 정책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과 공감 능력도 풍부하다. 이런 그의 유능함과 약자들에 대한 공감 능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게 민생 행보를 하고, 민생 우선 정책을 펴야 한다. 당 내부적으로는 통합, 당 밖으로는 민생을 챙기는 일을 명심해야 한다고 늘 얘기해왔다.”
정리=최승욱 송경모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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