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시작" vs "저가매수 기회"…혼돈의 9월 증시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2024. 9. 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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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월초 증시 충격…"약세장 초입" vs "저가매수 기회"
"통신·헬스케어·금융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 要"
"낙폭 과대 종목 다수…저점 매수 기회 삼아야"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앵커> 지난달 이른바 '빨리팔어'(8월 2일, 8월 5일) 사태에 이어 이번 달 초에도 우리 증시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 기자, 최근 증시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약세장의 시작이다', '일시적 하락일 뿐이다'라는 두 갈래로 갈리는 것 같은데요.

최근 한 달간의 데이터를 짚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눈에 띄는 업종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8월 첫 거래일부터 최근 한 달간의 등락률을 살펴봤는데요.

유가증권시장에선 전기가스와 통신, 의약품, 증권, 보험 등 다섯 개 분야가 유일하게 상승 중입니다.

최근 한 달 코스피가 7% 가까이 하락한 만큼, 전기가스 업종은 지수 대비해서 15% 넘게 선방한 건데요.

반면 낙폭이 가장 컸던 건 의료기기나 음식료나 반도체, 제조업 등의 낙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 개별 종목의 성과를 보면요. 매각 관련 이슈로 급등한 한양증권 우선주를 제외하면, 유한양행 등 바이오 기업들이 상승 상위에 이름을 올렸고요.

반면 이 기간 퀄리타스반도체나 테크윙 같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크게 하락했고요. 제주맥주나 빙그레, 삼양식품 등 음식료 기업도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두 가지 대응 전략을 떠올릴 수 있겠는데요. 먼저 보수적인 전략을 살펴볼까요?

약세장이 지속된다고 가정한다면, 이 시기 증권가에서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어떤 종목이 있습니까?

<기자> 말씀드린 것처럼 대표적으로 통신이나 헬스케어, 유틸리티, 필수재, 금융 등이 방어적 업종으로 꼽히는데요.

우선 SK텔레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하락장 속에서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모습 보이고 있는데요.

긍정적인 요소들을 짚어보면요. 통계적으로 9월~10월이 고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데요.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지속되며 배당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요.

이번달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다면 업종 내에서 SK텔레콤이 큰 비중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도 기대를 더합니다.

조금 길게 보면 내년 신규 5G 주파수 투자와 AI 신사업 매출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도 최근 상승의 이유로 꼽힙니다.

다음으로는 금융주인데요. 말씀드린 대로 배당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밸류업 지수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방어적 성격에 힘을 실어준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업계에선 하나금융지주에 거는 기대가 큰데요.

올해 주주환원율 37% 전망을 내놓은 데다가, 분기 균등 배당이라든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기대해 볼 수 있겠고요.

또한 우호적인 환율 흐름이라든지, KB금융이나 신한지주에 비해 PBR이 낮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앵커> 부장님, 지금 미국에선 월마트가 탄탄하게 버텨주고 있더라고요.

우리 같은 경우엔 필수소비재보다는 통신이나 금융을 봐야 할까요?

경기방어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민수 유안타증권 부장> 저는 침체로 갈 것 같진 않습니다. 예측을 한다면 위축이 오더라도 소프트랜딩(연착륙) 정도의 가능성이 있고요.

몇 가지 징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2분기 GDP 성장률이 3.0%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리고 6일 고용보고서도 괜찮게 나올 것 같습니다. 지난 달에도 그랬고요.

8월 5일, 정확히 한 달 뒤에 같은 내러티브로 작동하는 모습인데요.

경기방어주나 필수소비재 위주의 포트폴리오 조정보다는 성장주에 대한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그래도 경기방어주를 선택한다면, 가장 우선 생각나는 게 통신주나 밸류업 관련주일텐데요.

라면을 주목해야 합니다. 지갑이 얇다면 라면 소비, 판매가 활성화될 것이고요.

어느 순간에는 수출의 모멘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삼양식품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다른 관점으로 한 번 보죠.

최근 분위기를 보면 2차전지나 화학 등 낙폭이 컸고 수급이 비어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일부 반등이 나오기도 했잖아요?

공격적인 관점에선 어떤 종목들을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업계에선 당장 낙폭이 과도했던 업종 가운데에선 음식료, 이 가운데에서도 삼양식품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지난달 삼양식품의 주가는 한 달 동안 20% 넘게 하락했는데요. 낙폭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긍정적이었고요.

8월 라면 수출액이 7월에 비해선 8% 줄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18% 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삼양식품은 미국을 넘어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데요.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유통채널을 확대하며 환율 하락에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그리고 넥슨게임즈입니다. 넥슨게임즈의 주가도 최근 한 달 40% 가까이 하락했는데요.

최근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트래픽이 줄어들며, 실망감에 주가가 급락했거든요.

업계에선 일 매출 추정치도 낮춰잡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하반기 매출 3,400억 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지난해 하반기 PC 매출액을 웃도는 수치로, 여전히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끝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은 아니지만 상승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는 종목까지 짚어드리면, 현대로템이 있는데요.

현 시각 기준 현대로템의 시가총액은 약 5조 7천억 원으로, MSCI 지수 편입 기준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이른바 '패낳괴'(패시브 자금이 낳은 괴물)에 대한 자금 유입도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요.

또한 지금 폴란드에서 동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인 MSPO가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업계에선 여기서 폴란드와의 잔여 계약 물량인 K2 전차 820대에 대한 해소가 이뤄질지에 따라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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