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티에 반지 66% 할인"…'공홈' 뛰어넘은 中 '명품리셀'

김진영 2024. 9. 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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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명품 재판매(리셀) 플랫폼의 판매량이 공식 유통채널의 실적을 압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최대 명품 리셀 플랫폼인 더우는 명품 브랜드의 직영 유통망에 접근해 공식 수입업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병행수입한 상품들을 주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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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품 리셀 플랫폼 '더우'
공식 유통 '티몰' 대비 판매량 15배

중국의 명품 재판매(리셀) 플랫폼의 판매량이 공식 유통채널의 실적을 압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 컨설팅업체 리허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쇼핑 성수기에 리셀 플랫폼 '더우(Dewu)'가 기록한 고급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몽클레르 및 캐나다구스 인기 상품의 판매량은 공식 유통 플랫폼인 '티몰' 대비 2.5~15배에 달했다. 또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인 카르티에와 반클리프 아펠도 올해 상반기 티몰보다 더우에서 6.8배 많은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더우가 이처럼 높은 판매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파격적인 할인 공세가 있다. 중국 최대 명품 리셀 플랫폼인 더우는 명품 브랜드의 직영 유통망에 접근해 공식 수입업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병행수입한 상품들을 주로 판매한다.

예컨대 중국 정식 유통 채널에서 1만8200위안(약 343만원)에 판매되는 카르티에 반지의 경우 더우에서는 약 66%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 2만9500위안(약 556만원)짜리 펜디 핸드백은 더우에서 절반 가격에 판매됐으며 이밖에 루이비통, 디올, 구찌, 프라다 등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 상품도 20~4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리셀 플랫폼 같은 '회색시장(합법과 불법의 중간 지점에 있는 시장)'이 명품 업체들의 공식 판매 채널을 점점 더 왜소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들의 할인 공세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해 가격에 한층 민감해진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뜩이나 중국의 명품 소비 둔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이 209억8000만유로(약 3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년 전만 해도 매출 증가율이 21%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6월에는 발렌시아가, 베르사체, 지방시, 버버리 등의 명품 브랜드가 악성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티몰을 비롯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눈물의 반값 할인을 단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더우에서 판매되는 일부 상품의 경우 일본과 프랑스의 공식 판매가보다 상상 이상으로 낮았다"며 "이는 중국의 회색시장이 해외 통화의 약세와 낮은 세금을 악용한 차익거래(아비트리지)로 성장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리허브는 보고서에서 "루이비통을 비롯한 일부 브랜드가 회색시장의 성장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며 "리셀 플랫폼에서 물건을 파는 개인을 식별해 자사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도매 채널을 강화해 중국으로의 제품 유입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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