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문다혜, 검찰수사 작심비판

"文, 엄연히 자연인 신분"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가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문씨는 3일 늦은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쓴 글에서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면서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씨는 이어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닌데 (문 전 대통령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는 '#겸손은안할래'라는 해시태그도 달렸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진행한 '검사와의 대화' 당시 한 발언으로도 유명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올린 사진 [이미지출처=엑스(X) 캡처]

당시 한 검사가 '대통령 취임 전 검찰 간부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 있지 않았나'라는 취지로 묻자 노 전 대통령은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이리되면 양보 없는 토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정면으로 응수한 바 있다.

앞서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문씨의 자택, 문씨가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 전시 기획사, 제주도 별장 등 총 3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문씨가 가족에게 부정적으로 지원한 금전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의 남편이었던 서씨는 2018년 7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직에 오른 뒤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했다. 서씨는 과거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적은 있으나 항공업계 경험은 없었고, 이로 인해 그의 임원 등용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2020년 9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서씨의 취업,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경위의 대가성을 규명해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한편 검찰은 문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영장에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해 받은 급여 등 2억여원을 뇌물 성격으로 보고 있다.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딸의 생활비 지원을 끊었다면 그만큼 문 전 대통령 부부의 부담이 줄어 직접적 이득이 될 수 있었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녀가 소위 '경제공동체'였음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