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연금이나 받으면서 집에나 있으라"

신하섭 2024. 9. 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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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단속 특사경 문제 및 노점상 증언대회' 열려... 참석자들 "동대문구는 특사경 해체하라"

[신하섭 기자]

 현장단속 과정에서 욕설하는 특별사법경찰
ⓒ 신하섭
"구청장이 바뀌고 구청 직원들이 매일같이 자리를 치우라고 협박하고 물건을 발로 차며, 노인연금이나 받으면서 집에나 있으라고 했습니다."
"70대 할머니를 밀어 넘어뜨리고 물건을 집어 던지며 욕설을 내뱉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동대문구는 이필형 구청장(국민의힘) 취임 이후 연일 노점상 단속을 하고 있다. 노점 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배치해 단속과 철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9월 3일 '노점단속 특별사법경찰제도 문제점 폭로 및 노점상 증언대회'가 진보당 윤종오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특사경의 폭력에 대해 증언하는 청량리 채소판매 노점상 박귀임 씨
ⓒ 신하섭
노점상을 운영하는 유경자씨는 증언에서 "아픈 가족을 대신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노점을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며 "구청장이 바뀌고 구청 직원들이 매일같이 자리를 치우라고 협박하고 물건을 발로 차며, 노인연금이나 받으면서 집에나 있으라고 했다"고 했다. 이로인해 "시름시름 앓고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제기동에서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김성공씨는 "계고장도 없이 불법적이고 강제적인 노점 철거를 자행하는 현장에서 특사경과 용역이 내게 달려들어 팔을 꺾는 등 폭력적으로 제압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 외에도 "70대 할머니를 밀어 넘어뜨리고 물건을 집어 던지며 욕설을 내뱉는 상황을 목격했다"라며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원한다"라고 소리 높였다.

청량리에서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박귀임씨는 "경동시장에서 장사를 한 지 40년이 넘었다"라며 최근 "내 자리의 물건을 막무가내로 트럭에 던지고 구청과 협의해서 세운 캐노피도 전기톱으로 잘라가는 광경을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라고 했다. 또 "생계가 어려운 노점상에게 150만 원 과태료가 말이 되냐"며 자신의 증언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랐다.
 눈물 흘리는 노점상인
ⓒ 신하섭
김동식 민주노련 동대문중랑지역 사무차장은 "노점 단속 특사경 현장 투입 이후 노점상들이 다양한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93.8%가 특사경 단속 과정에서 절차를 안 지킨다고 응답했다. 어떤 단속인지 정확히 고지하지 않는다에 47.5%, 단속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이 이뤄진다에 32.6%가 응답했다"라고 노점 대상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어 "노점 단속 특사경의 단속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목격하거나 당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그렇다'가 87.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28.2%가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증언을 들으며 눈물 흘리는 노점상인
ⓒ 신하섭
오준석 진보당 동대문구 지역위원장은 먼저 이필형 구청장의 무료급식소 밥퍼 철거 명령 사례와 노점 철거 사례를 들며 "청량개벽이라고 하는 청량리역 일대 개발이 구성원들을 쫒아내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당시 특사경의 거리가게 실태 조사가 노점 탄압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냐는 노점 단체 질의에 탄압의 목적은 없다고 회신했다"며 거짓 행정을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동대문구 주민 설문 결과에서 "90% 이상의 동대문구 주민은 노점 강제 철거에 동의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동대문구청은 당장이라도 노점 강제 철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인사말 하는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
ⓒ 신하섭
윤종오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의 어떠한 법에도 '노점상은 불법이다'라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동대문구의 노점 단속 특사경을 통한 무자비한 탄압은 있어서는 안되며, 증언 대회를 통해 노점 단속 특사경이 폐지되고 지자체와 노점상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노점상 생계 보호 특별법 제정 등 국회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밝혔다.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물결)는 노점 단속 특사경의 문제점에 대해 "노점상 특사경은 형사소송법 규정이 명하는 바가 아니고 허용하는 바도 아니므로 위법하다"며 "구청의 노점상 특사경은 법률 근거 없는 위헌적 행정, 공권력 남용"이라고 했다. "수사기관, 법원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꾸고 있으며 만약 노점 현장에 특사경이 필요하다면 노점상 단속자들에 대한 특사경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구호를 외치는 노점상 증언대회 참가자와 윤종오 국회의원
ⓒ 신하섭
이날 행사는 진보당 윤종오 국회의원을 비롯해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자유노점상개혁연대 동대문중랑지역, 진보당 동대문구지역위원회가 함께 주최했으며, 200여 명의 노점상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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