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직 막자”…새내기 쉬게 해주고 없앴던 휴가 부활 추진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022년 8월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공무원 보수 인상안을 규탄하고 있다.뉴스1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떨어지고 그만두는 MZ공무원이 갈수록 늘자 전국 자치단체와 정부가 새내기 직원 휴가를 신설하고, 특별 휴가 부활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는 4일 5년 이상 10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에게 장기재직휴가를 주는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무원 장기재직휴가는 10년 단위로 부여한다. ▶10년 이상 20년 미만 재직시 10일 ▶20년 이상 30년 미만 20일 ▶30년 이상 20일 등으로 퇴직까지 50일이다. 매년 1회에 한해 최대 10일 이내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조례 개정을 통해 ‘5년 이상’ 구간이 새롭게 신설되면 저연차 공무원은 10일을 추가로 쉴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저연차 공무원 퇴사율이 높아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휴가를 도입하고 있다”라며 “대구시도 공무원 복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던 중 휴가를 늘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과 시민들이 지난 2월 25일 오전 세종시에 위치한 정부 각 부처와 직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프리래서 김성태

최근 공무원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재직 연수 3년 이하 공무원 퇴직자는 2018년 5166명에서 2019년 6147명, 2020년 8442명, 2021년 9881명으로 계속 늘더니 2022년에는 1만2076명을 기록했다. 이 중 1년 미만 초임 공무원 퇴직은 2018년 951명에서 2019년 1769명에서 2022년 3123명으로 급증하는 등 저연차 공무원 퇴직자가 늘고 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등에 따르면 장기재직휴가와 새내기 휴가 등은 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이에 전국 17개 시·도 중 울산·전북·전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저연차 휴가를 늘려 공무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6월 재직 기간 1년 이상 5년 미만 공무원에게 3일짜리 ‘새내기 휴가’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세종시의회도 1~5년 미만 공무원에게 3일 휴가를 부여하고, 30년 이상 재직 공무원 휴가도 확대할 계획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생일 특별휴가’와 ‘돌봄 배려시간 특별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돌봄 배려시간 특별휴가는 9∼10세 또는 초교 3∼4학년 자녀를 둔 공무원에게 12개월 범위에서 1일 최대 2시간의 휴가를 주는 제도다. 이런 휴가제는 관련 조례안이 통과하면 오는 11월 시행된다.

경북도는 임신·육아 관련 휴가를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조례안을 개정해 의회 공무원에게 임신 16주 이내에 5일 이내 휴가를 주고, 8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에게 연간 5일 이내 보육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경북교육청에서는 자녀의 군 입영 행사 참석 특별휴가를 1일에서 2일로 늘리고, 8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간 5일 이내 보육휴가를 신설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부도 특별휴가 부활에 나섰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2005년 폐지한 ‘장기근속 특별휴가제’ 재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기근속 특별휴가제는 재직 기간이 20년 이상인 공무원에게 특별휴가 10일을 주는 제도로, 노무현 정부 시절 공공부문 주 5일제 시행을 앞두고 폐지됐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직 사회에서 지속해서 요구한 내용이다”며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