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돌찍기' 가스라이팅 살인 30대 무기징역에 檢 항소, 왜
검찰이 이른바 ‘여수 허벅지 돌찍기 사망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피고인에 대한 항소를 제기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용규)는 지난달 29일 강도살인, 강도상해 및 특수중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4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통해 살인사건을 저지른 A씨에 대한 일부 무죄와 전자장치 부착 명령 기각 부분에 대해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9일 여수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피해자 B씨(31·사망당시)와 C씨(31)에게 서로를 때리도록 지시해 숨지게 하거나 중상을 입혔다. 또 그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허위 채권 변제를 독촉하고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해 자신이 정한 생활규칙을 위반하면 폭행 또는 벌금, 각종 심판비 명목으로 8억 원가량을 뜯어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이들이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지배·의존하도록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속적으로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거짓말을 위협적 언행과 함께 일삼으며, B와 C씨가 자신을 맹신토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A씨는 얄팍한 법률 지식을 내세워 자신을 신뢰하게 한 다음, 실체 없는 분쟁과 비용 부담 등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정신·육체·경제적으로 착취했다”며 “차량 등 폭행도 갈수록 심해졌고, 위험한 흉기로 서로 허벅지를 내려찍게 하는 등 피해자들을 노예처럼 부려 숨지게 하고 크게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항소이유에 대해 “원심법원이 일부 범행에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관련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기 위해 항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범행 내용이 잔혹해 향후 가석방 등으로 사회에 복귀할 경우 재범 위험성이 높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필요하다는 점도 항소 사유로 들었다.
순천지청은 “앞으로도 중대한 범죄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고, 재범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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