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9월 약세장 징크스 이겨내는 투자 전략은?

김민영 2024. 9. 4. 12: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
주식 채권 부진 가능성 높아
유동성 비중 최대한으로 유지

매해 9월은 증시 시간표 중 전통적으로 약세장이 연출되는 달이다. 미국에선 지난 4년간 9월이면 어김없이 증시가 하락장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코스피지수와 S&P지수의 9월 평균 등락률은 각각 -1.31%, -0.56%였다. 통상 9월엔 미국인들이 세금을 내야 하는 달이기 때문에 증시에 베팅할 현금 여력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는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가 보태졌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년 6개월 만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이달 안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베일을 벗으면서 밸류업 모멘텀이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리와 밸류업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진 9월,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시장에 대응해야 할까.

과거 금리 인하 후 시장 흐름 참고해야…2730선 이상에선 현금 비중 늘려야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미국 고용 둔화 우려로 8월 초 12% 가까이 하락한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7월 말 종가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6.69포인트(0.25%) 오른 2681.0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7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강보합으로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에 따른 되돌림과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주식, 채권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을 최대 비중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증권가에선 과거 금리 인하 후 펼쳐진 시장 흐름을 참고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과거 세 번의 시기 모두 인하 후 첫 달의 주가 흐름과 이후 수개월간의 흐름은 모두 반대 방향이었기 때문에 거품이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거품이 과도한지를 확인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금리 인하라는 이벤트에 시장이 호의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은 경기가 불안할 때 금리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금리가 낮아진다고 주식시장이 바로 반등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부담이고 당분간 미국에선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8월 급락으로 반등 여력이 약해진 증시 입장에서는 아쉬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와 정책에서 주가를 부양할 부분이 없으므로 증시는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김 연구원은 방어적 관점을 취하면서 시장 반등의 기회를 노리라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에도 노출된 상태이므로 적극적인 비중 확대는 잠시 미룰 필요가 있다"며 "향후 2~3개월 동안은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기대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대신증권은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로 2550~2750을 제시하며 국내 증시가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가장 부진하고 약한 9월의 계절성(유동성 위축)과 통화정책 이슈, 엔캐리 청산 매물 압력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코스피 2730선 이상에서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주식 비중 축소 혹은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9월 말이나 10월 초 변동성이 확대되면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밸류업이 투자 대안…기업가치 제고 계획 보유한 기업에 주목해야

시장에 대응할 대안은 있다. 바로 밸류업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5월 말 밸류업 2차 가이드라인 발표 후 밸류업 수혜주가 반짝 증시를 이끌다가 이후 증시를 주도하는 동력이 약화됐는데, 이달 다시 밸류업이 증시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미 대선 등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시기에 좋은 투자 대안"이라며 "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을 고려하면 자동차, 은행, 보험이 유리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종목이나 업종들은 수급 관점에서 관심을 받을 전망"이라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익률 측면에서 손해 요소는 제한적일 듯하다"고 봤다. 지수 발표가 관련주를 환기한다는 점에서 증시에 우호적 이벤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밸류업 수혜주로 수익률이 담보되려면 밸류업 계획을 밝혔거나 밸류업 계획 공시를 마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일우 연구원은 "8월에 모든 금융주를 우호적으로 평가했다면, 9월에는 은행, 증권, 보험 중 확실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유한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기술주와 수출주를 대신할 업종 키워드로 내수주, 원화 강세, 주주환원을 제안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미국 경기 의구심 지속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의 주도주 복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대안으로 내수주, 원화 강세 수혜주,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를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방어력이 뛰어난 저베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대준 연구원은 "건강관리, 통신, 유틸리티 등이 대표적"이라며 "해당 업종들은 실적 모멘텀이 양호하고 수급과 관련해 매도 압력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중물가, 중금리 시대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는 이번 변동성을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이번 금리 인하가 실질금리의 재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채권보다는 대체자산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와 고배당주가 우위에 놓일 것"이라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