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수준 문제 있나" 도의원에 막말 후 사과한 제주지사

한지혜 2024. 9. 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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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3일 오전 열린 제431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도정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도의원에게 "해석하지도 못하면 그것은 지적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발언한 뒤 사과했다, 도의원이 소속된 국민의힘 제주특별자치도당은 4일 "인격모독 수준의 망발"이라며 오 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의의 전당인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도정질문에 나선 국민의힘 김황국 도의원(용담동)에게 '지적 수준' 운운하며 망발을 일삼은 오영훈 지사는 즉각 도의회뿐만이 아니라 도민에게도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오 지사는 지난 3일 오후 431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국토교통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찬반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하는 김 도의원에게 "(기본계획) 고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해석하지도 못하면 그건 지적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가 곧장 사과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질문 내용이 불편하고, 본인의 감정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도민의 대표에게 인격모독 수준의 망발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당시 회의 영상을 보면 의도적으로 망신 주기를 하고 싶어 자행한 폭언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치를 그렇게 강조하던 도지사가 때만 되면 상대당 도의원들을 공개석상에서 면박 주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도지사 스스로가 협치의 테이블을 뒤엎고 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진정 견제받고 싶지 않고 독선과 오만의 질주를 하겠다고 선포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제주도당은 특히 "오 지사의 도의회 회의 석상에서 도의원들에 대한 답변 태도는 이전에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라고도 언급했다. 지난 4월 오 지사는 도의회 도정질문 때도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답변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에게 성숙하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거나 또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한 바 있다.

제주도당은 오 지사를 향해 사과를 촉구하며 이상봉 도의회 의장을 향해서도 "공개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집행부를 향해서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청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제주시 칠성로 상점가 아케이드 거리에서 열린 '범도민 소비촉진 협의체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도의회 의장은 이날 제431회 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의의 전당에서 (전날) 도지사의 발언은 도의회를 폄훼하는 실망스러운 발언"이라며 "의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후 따로 발언 기회를 받은 오 지사는 "(전날) 답변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이 일부 있었고 언성을 높이는 등 의회를 경시하는 듯한 해석이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도의회 의원 출신으로서 의회주의자라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 앞으로 더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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