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재테크]금리가 하락해야 집값이 떨어진다?

2024. 9.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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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렸는데도 집값은 상승했다. 앞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주택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

Fed는 2022년 2월 0.00~0.25%였던 연방기금금리를 2023년 7월에 5.25~5.50%까지 올린 다음 2024년 8월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2022년 2월 3.6%에서 2023년 11월에는 7.8%까지 급등했다. 그 이후에도 7%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의 전국 주택가격이 2022년 2월에서 2024년 6월 사이에 10.1% 상승했다.

주택가격 상승 요인을 주택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주택 공급의 감소이다. 미국의 신규주택매매가 2022년 10월 46만가구를 정점으로 올해 5월에는 41만가구로 감소했다.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축 비용이 오른 데다가 금리 상승으로 건축업자들이 주택 건축을 상대적으로 줄였다. 기존주택매매 감소 폭은 더 컸다. 올해 6월 기존주택매매 건수는 390만가구로 주택가격 거품이 붕괴하면서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처럼 주택매매가 감소한 이유는 모기지 금리 상승에 있다. 미국 대형 은행 웰스파고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의 80% 이상이 5% 이하의 금리로 대출받았다. 미국 가계가 거주하는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살 때 더 높은 금리로 대출받아야 하기에 기존 주택의 공급이 줄어들고 집값이 상승했다는 이야기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도 주택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가계 소득이 집을 살 여유가 있는 만큼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미국 주택가격이 2012년 3월 저점에서 올해 6월까지 141.7%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69.8% 증가했다. 집값이 소득보다 2배 정도 빠르게 오른 셈이다.

주택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줄었다. 그러나 공급 감소 폭이 더 커 기존주택매매 거래량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주택가격은 상승한 것이다.

금리 인상의 시차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고용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2022년 6월에 7.1%였던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올해 7월에는 2.5%까지 낮아졌다. 9월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에 접근할 전망이다.

고용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비농업 부문의 고용이 11만4000명 증가로 2023년 월평균 25만1000명, 올해 상반기 21만8000명 증가와 비교해보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였다. 실업률도 지난해 4월 3.4%에서 올해 7월에는 4.3%로 상승했다. Fed는 9월 17~18일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Fed가 고용 감소를 우려하면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할 수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최근에는 6.3%까지 떨어졌고, Fed가 금리를 내리면 더 하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건설업자들은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고 가계는 거주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기존 주택을 팔려 할 것이다. 금리 하락에 따라 수요도 늘 것이다. 앞으로 집값은 공급과 수요에 달려 있다. 주택가격이 소득에 비해 높기에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늘어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주택 거래량은 늘고 가격은 하락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금리가 오를 때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5년 1월에서 2024년 8월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아파트 가격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상관계수가 0.33)가 있었다. 금리가 집값을 결정하는 모든 요인이 아니며 금리가 하락하면 집값도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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