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직격한 유승민 "너무 막가는 거 아닌가?"

곽우신 2024. 9. 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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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안철수 등,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료대란 정부 책임론 제기... 한동훈 대표 힘 실리나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길음역 부근에서 성북갑 이종철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닌가?" - 유승민 전 국회의원

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해 발생한 현장의 의료대란을 두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서도 연일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형국이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역시, 정부와 현실 인식을 달리한다고 분명히 한 만큼, 이같은 여론에 힘이 실릴지, 정부 입장의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이다.

유승민 "대통령, 오기와 독선 버리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4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장관에 이어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고 총리가 말했다"라며 "'현장에 가보라. 비상의료체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까지... 국정에 무한책임, 최종책임을 졌다는 분들의 입에서 며칠 사이에 쏟아져 나온 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들 이러시느냐?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닌가?"라며 "국민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을 두둔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의료붕괴 사태의 해법을 제시할 책임, 떠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만들 책임은 바로 대통령, 총리, 장관에게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은 정부 여당을 심판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하듯이 진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공의를 비난하고 압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도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을 버리지 않고, 총리, 장관들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실수나 하고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라며 "이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라고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안철수 "대통령, 잘못된 보고 받을 가능성 높다... 보여주기식 병원 방문"
▲ 찬성표 던진 안철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의사 출신이자, 관련 문제에 대해 가장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안철수 국회의원은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얼마 전에 2세 여아가 응급실 11곳을 찾아도 진료 못 받아가지고, 결국은 12번째 (응급실에서) 받긴 했지만 의식 불명된 사건, 아마도 언론에서 보시면 아실 것"이라며 "그게 의료대란의 아주 나쁜 신호"라고 우려했다.

그는 "보여주기식으로 병원을" 고위직이 방문한 것 같다고 추측으며, 정부 발표가 "현장과는 완전히 좀 다른 그런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해서 반나절 정도 계시면서 환자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아니면 응급차를 함께 동승하면서 현장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이 정확한 것 아니겠느냐?"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대통령이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는 거냐'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며 "아마 잘 정비된 그런 병원을 (고위직이) 방문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거 아니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안 의원은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라고 말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또 말씀드릴 이야기가 있다"라며 "이 원인 제공이 또 어디서 시작이 됐는가? 갑자기 의사들과는 전혀 상의 없이 2000명에 해당되는 그 증원을 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정부와 그리고 또 당의 일이 다르지 않느냐?"라며 "정부는 집행 능력은 있습니다만 국민과 접점은 없다. 대신에 당은 여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많아서 민심을 제일 잘 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에서 정부가 만약에 민심과 좀 동떨어진 정책을 발표했을 때 그 점을 지적하고 더 민심과 맞는 그런 정책들을 제시를 하는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에 보다 명확한 대응을 주문한 것.

또한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결국은 대통령께서 결심하시고 결단을 해 주셔야지 이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가 될 수 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라며 "제발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해 주시라"라고 태도 변화를 부탁했다.

대학병원 응급실 비공개로 다녀온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입구에서 몰려든 지지자들과 함께 걸어서 박 전 대통령 생가롤 올라가고 있는 모습.
ⓒ 조정훈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유예하자고 정부에 제안하면서, 현 의료대란을 바라보는 인식이 정부와 본인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이 재차 불거지며 '한정(한동훈-정부) 갈등'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한 대표 측은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이다.

지난 2일, 한동훈 대표 측은 언론에 알리지 않고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한동훈 대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병원에 머무르면서 의료진 등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청취했다고 한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료현장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라며 "환자와 의료진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공개, 최소인원으로 다녀왔다"라고 관련 사실을 전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의료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국민의힘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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