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번 꼬집은 '대통령'... 박찬대 "전임 대통령 정치 보복까지"

조혜지 2024. 9. 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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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총 48번 등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을 공직에 임명하는 반헌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래 놓고 대통령은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발뺌하고 있는데, 이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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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민주당] 윤 대통령 국정 전반 질타... '21번 거부권 행사' 짚자 국힘 "도와준 적 있냐" 고성

[조혜지, 복건우, 유성호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보강 : 4일 오전 11시 35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총 48번 등장했다. 윤석열 정부 발 "총체적 위기"를 총 5가지 ▲ 국민 안전 ▲ 민생 경제 ▲ 민주주의 ▲ 한반도 평화 ▲ 헌정 질서로 나누고, 윤 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연설 내내 본회의장은 반발하는 여당 측의 고성과 방어하는 야당 측의 박수 소리가 뒤섞였다.

시작은 윤 대통령의 인사 논란에 방점을 찍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그 대상에 올랐다. "즉각 해임"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국회를 향해선 ▲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구성 ▲ 민생회복지원금 및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 딥페이크 관련 예산 및 입법 ▲ 채상병특검 협상을 요청했다.

"야당을 궤멸해야 할 적으로... 대통령 리더십이 근본적 위기"

▲ 박찬대 “아무 것도 모른다 발뺌하는 윤석열 대통령, 이게 정상이냐” ⓒ 유성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대통령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21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원내대표의 말 끝에 여당 의원석에서 "한 번이라도 도와 준 적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제기할 때마다 "협치를 포기하네", "협치가 아니라 협박이다" 등 고성을 내질렀다. 송석준 의원은 "계속 이걸 들어야 하느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연설 막바지에는 약 50여 명의 여당 의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을 공직에 임명하는 반헌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래 놓고 대통령은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발뺌하고 있는데, 이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윤 대통령의 실정에 초점을 맞춘 연설에는 최근 불거진 사회적 혼란들이 줄줄이 나열됐다. '응급실 뺑뺑이' 상황에 직면한 의료 대란과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된 딥페이크 범죄, 56조 원가량의 세수 펑크 상황이 언급됐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딥페이크 범죄 피해와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부 부처 수장은 6개월째 공석이고,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정치 실종'도 윤 대통령의 책임으로 돌렸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해야 할 적으로 간주되었다"면서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이제는 전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생 위기에 '노동시간 단축' 언급... 채상병특검, 한동훈에 "약속지켜라" 압박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도 다시 도마에 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말한 반국가 세력의 실체가 있다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며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일 것"이라면서 "한쪽에서는 야당과 싸우라 독려하며 다른 쪽에선 대화와 타협을 말하는 분열적 사고, 남의 말은 절대 듣지 않는 독선의 리더십이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의 근본 위기"라고 짚었다.

4월 총선 이후 변함 없는 대통령의 모습을 직격, "불행한 전철"을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보란듯이 민심을 거역하며 역주행하고 있다"면서 "계속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 대통령도 결국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을 향해선 "국회라도 국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대통령과 행정부의 독선을 견제하는 데 나서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주장도 "입장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응답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하겠다는 대승적 결단을 했다"면서 "이제 한 대표가 국민과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를 언급할 땐 노동시간 단축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는 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주4일제 도입으로 나아가되, 주5일제에서라도 주 36시간, 주 3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 아이와 함께 하는 저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 내내 방청석에는 초등학생 100여 명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나가며 "무서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딥페이크, 저출산 같은 이야기가 나오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저출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 도중 "더 이상 듣지 못하겠다"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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