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잘 돌아가요?"... 응급실 사태에 보수도 버럭
[임병도 기자]
▲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며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진료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보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는 2일 SBS 라디오 <김태현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국정브리핑 때 윤 대통령이 경제와 의료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얘기한 건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전 변호사는 "지금 당장 응급실에 가봐라,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잘 돌아가기는 뭐가 잘 돌아가요? 오늘 신문만 하더라도 뚜껑을 딱 열어보면 당장 주말 야간에 응급실을 폐쇄하는 대학병원이 나오는데"라며 윤 대통령의 낙관론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야간에 그리고 주말에 응급실 폐쇄를 한다. 의사들이 없는 거예요.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없습니다. 그게 수가를 정책수가를 만든다 해서 그 의사들이 막 돌아올 거라고 생각합니까? 일단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럼 의사들 안 돌아온다"며 정부의 대책도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전 변호사는 "제가 아직도 궁금한 게 이 의료 갈등, 의료 분쟁 혹은 의료 대란,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에게 이렇게 (잘 돌아간다) 귀엣말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누군가 잘못된 정보와 조언을 윤 대통령에게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 안철수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 페이스북 갈무리 |
안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 관계자는 당장 구급차부터 타 보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복지부 차관이 응급실 대란에 대해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이를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 보기 바란다. 잘 준비된 현장만을 방문하거나 설정 사진을 찍고서 문제가 없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박민수 복지2차관은 3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저도 인정했으나 그렇다고 내일모레 모든 의료기관이 붕괴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박 차관은 "붕괴라는 건 의료기관이 문을 닫고 환자 진료를 못 하는 상황이 아니냐. 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그런 표현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팩트에 근거해서 해야지 국민들을 너무 불안하게 하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인근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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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응급실은 오는 5일부터 매주 목요일은 16세 이상 성인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CPR)을 필요로 하는 등의 초중증 환자만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지역 거점 대형병원 응급실인 세종 충남대병원, 강원대병원, 건국대충병원 등은 야간이나 주말에는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지난 2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9월 1일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곳은 14개,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은 46개 대학병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응급실 진료가 차질을 빚자 군의관과 공보관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라 단독 근무가 어려워 진료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군의관 파견으로 군의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며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진료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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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131% 증가했습니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119 구급대원들의 요청에 따라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중증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하는 업무를 합니다.
재이송 사례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두 차례 재이송된 사례는 78건으로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84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늘어난 셈입니다.
한편, 응급실 11곳에서 이송 거부를 당한 28개월 아이가 한 달 동안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과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다친 작업자가 전문의를 찾지 못해 16시간 동안 병원을 찾으러 돌아다닌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19 신고 건수가 평소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점점 높아지면서 정부의 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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