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받침 여신' 브룩 실즈 노조위원장 됐다…"배우 월급으로 뉴욕 생활 어려워"
"배우 월급으로 뉴욕시 살기 힘들어"
이달 의회서 의원들 접촉 예정
1980년대 한국에서 ‘책받침 여신'으로 불렸던 세계적인 미국 배우 브룩 실즈가 배우조합협회(AEA·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아 배우의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노조 운영 경험은 부족하지만, 본인이 부모처럼 노조원의 목소리를 대신 내어 주겠다고 강조했다.
실즈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원인 배우들이 충분한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노조위원장 자리에 오른 그는 "아직 많은 사람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회복되지 않았다"며 "지금 브로드웨이의 월급 수준은 뉴욕시에서 살기 불가능한 정도"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는 여전히 관객 수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해밀턴', '라이온킹' 등 일부 히트작이 한 시즌에만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지만, 팬데믹이 이를 주저앉혔다. 실즈 위원장은 29세 이후 '시카고', '그리스'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 5편에 출연한 바 있다.
실즈 위원장이 대표하는 배우조합협회는 브로드웨이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미 전역의 연극·뮤지컬배우와 극장 운영자 5만1000여명을 대표하는 공연업계의 유서 깊은 노조다. 실즈 위원장은 "우리 노조가 강해 보일 필요가 있다고 느끼며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요구하는 것에는 좋은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식당에서 테이블을 내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모델이자 배우인 그가 노조위원장이라는 4년 임기의 무급 직책을 맡은 것을 두고 업계는 물론 미 노동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65년생인 그는 11세이던 1978년 영화 '프리티베이비'를 촬영하던 당시 정식으로 노조에 가입했다. WP는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과 숀 오브라이언 팀스터즈(운송노조) 위원장 등 주요 노동계 인사들이 미국 노동운동을 살리려는 계획으로 큰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실즈 위원장이 부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즈 위원장의 최우선 입법 과제는 연극 등을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세금 공제를 받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이다. 당초 이는 세액 공제 대상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세금 정책 변화로 매해 수천달러의 세금을 납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즈 위원장은 이달 중 워싱턴D.C에서 민주·공화당 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실즈 위원장은 직접 노조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다음 달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서 공연하는 1700명의 노조원의 급여 인상과 직장 내 안전 보장, 고용 보장 등 안건을 놓고 디즈니 경영진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브로드웨이 극장의 파업도 이끌고 있다.
동시에 실즈 위원장은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뿐 아니라 앨라배마주 버밍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등 소도시에도 직접 방문해 예술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그는 "정치적 측면에서 예술과 교육이 예산 삭감의 첫 번째 타깃이 된다는 점은 항상 내겐 큰 의문이었다"며 "그러한 인식이 없다면 우리가 원치 않는 국가로 점점 변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두 딸이 최근 대학에 입학해 집을 떠나면서 "무엇보다 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노조 운영 경험이 많지 않아 초반에는 다시 대학에 가는 듯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노조는 마치 부모와 같다. 당신이 아주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 노조가 대신해 개입하고 목소리를 내어줄 수 있다"며 "나는 어린 소녀였을 당시 노조원이 됐고 어머니께서는 내가 도움을 주지 못하면 노조로 가면 그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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