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도 안쓰고 몇년?…연봉 8000만원, 서울 아파트 사려면
연 소득 약 8000만원인 가구가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 1채를 사기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고 11년을 모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원인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9억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11.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은 해당 분기 KB국민은행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연 소득 중위값이다. 주택가격은 해당 분기 서울 지역 내 담보권 실행 시 조사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위값이다.
2분기 서울의 PIR(Price to income ratio)은 11.5였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PIR이 10이라면 주택가격은 연 소득의 10배라는 의미다.
이는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2년 2분기 14.8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다만 중위 가구소득이 2년 전 5910만원보다 올해 2분기 7812만원으로 높게 나타나며 PIR 역시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는 아파트 마련에 드는 기간이 짧았다. 올해 2분기 경기의 PIR은 8.9, 인천은 8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PIR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0.26% 오르며 3월 넷째 주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PIR의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는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8월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5억7759만원으로, 하위 20% 평균 4억8873만원의 5.27배에 달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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