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웨이의 비결①] "현대차 전동화 전략, 도요타보다 현명"

우수연 2024. 9. 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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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시장 수요 대응
올 상반기 톱3 제조사 중 가장 고른 성장
EREV 추가 선언…1위 도약 역량 갖춰
모든 연료별 차종 생산 가능 유일한 제조사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3 자동차 그룹 중 가장 다양한 차종별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 궤도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와도 일치한다.

4일 아시아경제가 글로벌 톱3 자동차 제조사의 올해 상반기 판매 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5.6%), 하이브리드(13.7%·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포함), 수소전기차(0.04%) 등 다양한 연료별 차종 판매에서 가장 고른 분포를 보였다. 여기에 현재 개발 중인 주행거리연장형 하이브리드(EREV)까지 라인업에 추가하면 현대차그룹은 시판 중인 모든 연료별 차종을 양산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제조사가 된다.

도요타 전기차·폭스바겐 HEV 라인업 부족

올 상반기 판매 기준 516만대를 판매한 도요타그룹은 내연기관(60%), 하이브리드(38%·PHEV 포함), 수소차(0.02%) 등 친환경 차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전기차 비중(1.4%)이 현저히 떨어졌다. 435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그룹의 경우 전기차 비중(7%)은 3사 중 가장 높았지만 PHEV 판매 비중이 3%에 그쳤으며, 일반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아예 없었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362만대)의 20%를 넘어섰다. 전기차(5.6%)와 하이브리드(13.7%·PHEV 포함)의 고른 판매 확대가 눈에 띄었으며 수소전기차(0.04%) 라인업까지 갖췄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을 넘어설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강화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1위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톱3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 현대차그룹이 가장 안정적인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폭스바겐은 전기차에 중점을 두고 전동화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전기차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서 한·중·일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한스 그레이멀 아시아 편집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기술이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분산 투자 전략은 현명하다고 본다"며 "현대차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춰 수요 변화에 따라 빠른 전환이 가능한 강력한 브랜드"라고 말했다.

현대차, 시장 수요 따라 탄력 대응

지난달 28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현대차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Hyundai Dynamic Capabilities)’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하이브리드로 전환을 꾀하고 동시에 기술 역량을 확보한 전기차 분야에서 점유율을 잃지 않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새로운 하이브리드 차종인 EREV 개발을 선언하고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용 차종도 기존 7종에서 14종으로 2배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202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계획했던 제네시스에도 2027년부터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전기차 개발, V2L(차량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양방향 충전 기술), 350㎾급 초고속 충전 기술 등 전기차 기술 개발에서 독보적인 이력을 쌓아왔다.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 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V2L은 모든 완성차 업체 중에서 현대차그룹이 가장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술이다. 향후 현대차는 V2L 기술을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확대 적용한다.

그레이멀 편집장은 "경쟁사인 도요타보다 성공적인 전기차 기술 패키지를 먼저 개발해 소비자에게 제공했다는 점이 현대차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뿐 아니라 한 기술에서 다른 기술로 유연하게 전환하는 능력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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