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 틀지마" 팝스타 항의 받은 트럼프 캠프…法 "쓰지 말라" 명령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조지아주 애틀란타연방법원은 트럼프 캠프가 유명 싱어송라이터 고(故) 아이작 헤이스의 곡 '홀드 온, 아임커밍'(Hold On, I'm Coming)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이번 명령은 헤이스의 유족이 트럼프 캠프가 곡을 무단으로 쓴 데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용 중단 가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헤이스의 유족은 트럼프 측이 지난 2020년 대선 캠페인부터 수년간 각종 행사에서 100회 넘게 이 노래를 틀었다며 허락 없이 무단 사용한 데 대한 라이선스 수수료로 300만달러(약 40억원)를 요구했다.
'홀든 온, 아임커밍'은 지난 1966년 헤이스와 데이비드 포터가 함께 작사·작곡하고, 팝 듀오 샘 앤드 데이브(Sam & Dave)가 부른 곡이다. 헤이스는 생전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3번의 그래미상을 받은 음악 천재로 불렸다.
미국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트럼프 캠프에는 자신의 음악을 무단 사용하지 말라는 팝스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스웨덴 팝 밴드 아바는 자신의 '더 위너 테익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과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댄싱 퀸'(Dancing Queen)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네소타주 유세 배경음악으로 무단 사용한 영상을 발견한 후 즉시 삭제 요청을 했다.
7월엔 캐나다 출신 팝가수 셀린 디옹이 트럼프 캠프에 자신의 히트곡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의 무단 사용을 비난했다. 같은 달 미국 팝스타 비욘세도 트럼프 캠프의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신곡 '텍사스 홀덤'(Texas Hold 'Em)가, 선거 유세 영상에선 '프리덤'(Freedom)이 사용된 것을 비판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인 고 톰 페티, 록밴드 알이엠(R.E.M), 영국의 아델 등도 음원 사용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다만 정치인의 음악 사용을 막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 선거 운동에서 음악을 사용할 때 음악 권리 단체인 비엠아이(BMI)로부터 정치 단체 라이선스를 취득하게 되는데, 2000만트랙 이상의 수많은 음악을 사용할 수 있어 사용 허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티스트와 저작권을 소유한 관계자들이 음악 목록에서 삭제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사용자 쪽에서 허가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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