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차 터진 우리은행 부정대출 의혹…정황 살펴보니 

김동운 2024. 9.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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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부정 대출 의혹이 또 제기됐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장의 아들에게 회사의 상태와 담보가 부실한데도 수백억원의 부실 대출을 내줬다는 의혹이다.

다만 해당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우리은행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전신 한일은행의 이○○ 전(前) 행장의 아들인 이 모씨가 우리은행에서 수년간 받은 대출액은 총 65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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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기업에 380억원 내줘…임 회장 시기에도 대출 실행
담보물건 가치 충분 평가…부실 발생해도 우리은행 회수 가능해
써○○이 담보로 제공한 1580㎡ 규모의 필지.  사진=김동운 기자

우리은행의 부정 대출 의혹이 또 제기됐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장의 아들에게 회사의 상태와 담보가 부실한데도 수백억원의 부실 대출을 내줬다는 의혹이다. 다만 해당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우리은행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전신 한일은행의 이○○ 전(前) 행장의 아들인 이 모씨가 우리은행에서 수년간 받은 대출액은 총 650억원 규모다. 이○○ 행장은 한일은행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부동산 개발, 임대업 등의 기업을 운영 중인 이 씨(아들)는 자신 명의인 두 법인(세○·써○○) 이름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받았다. 이 가운데 써○○은 2021년 하나은행으로부터 받았던 대출 300억원을 2022년 우리은행 압구정지점에서 대환 대출했다. 대출의 만기일은 2024년 7월29일로, 현 시점에서는 이미 만기가 지나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써○○은 2023년 추가로 50억원의 일반운영자금 목적 대출을 받아 우리은행 대출금이 총 380억원에 달한다. 

의혹은 대출 취급 당시 해당 차주와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나 리스크 등에 대한 대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 인연을 이용해 내부 압박이 있었다는 것. 실제 해당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1년 26억7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뒤 2022년 19억3300만원, 2023년 18억4100만원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330억원 대출 건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은행장, 회장 재임 시절 이뤄졌으며 50억원 추가 대출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 중 실행됐다. 

다만 확인 결과 해당 대출의 담보가치는 대출금을 충분히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는 우리은행에 신탁한 부동산의 우선수익금 456억원이다. 해당 부동산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필지 약 1580㎡(약 477평)으로 공시가는 2024년 기준 3.3㎡ 1억5000만원이다. 대출이 실행됐던 시점인 2022년 공시지가 역시 1억5000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전체 필지의 공시가격은 715억원에 달한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써○○이 보유한 토지는 실거래가로 평당 1.5억, 호가로 치면 2억원에 달하는 부지”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전 은행장의 아들로 대출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전직 은행장의 나이가 현재 90대고, 아들은 60대”라며 “현직 은행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더욱이 부동산 개발업의 경우 부동산을 개발해 분양하기 전까지 적자가 계속되는 구조라 적자 대출 역시 큰 무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해당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은 남아있다. 써○○가 우리은행에서 받은 330억원(기업운전일반자금대출, 4.67%)과 50억원(일반운영자금대출, 5.05%)의 월 이자만 1억4000만원에 달한다. 매년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이 연 12억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으로 부동산 개발업이 침체에 빠져 수익화에 난관이 예상된다. 해당 토지는 오피스텔 등 복합시설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공터로 남아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강남이라고 해도 현재 개발 시장은 거의 멈춰있다”며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우리은행과 써○○에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했으나 양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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