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만 한 다이얼에 펼쳐진 예술혼...손목 시계를 예술작품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더 하이엔드]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인가, 아니면 장인의 혼이 깃든 예술 작품인가.
동전만 한 다이얼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다이얼을 에워싼 케이스에 섬세한 조각을 한다.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할 정도로 세밀하고 정교하다. ‘예술 공예 시계’로 해석할 수 있는 메티에 다르 워치는 시계를 예술품의 범주에 끌어들인 주인공이다. 만들 수 있는 장인의 수가 한정된 데다 제작 시간도 길어 희소하기까지 하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워치. 에나멜링, 금속 조각(인그레이빙) 등 장인의 수작업으로 다이얼을 완성한 제품이다. [사진 에르메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43449bzil.jpg)
에르메스는 메티에 다르 워치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시각으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브랜드 철학과 의지를 시계 분야에 반영한 결과다. 이들은 주로 다이얼을 캔버스로 삼는다. 캔버스에는 다양한 모티브를 담는다.
그중 에르메스의 주요 제품인 실크 스카프 속 프린트는 훌륭한 소재다. 다이얼 위에 세밀한 붓을 이용해 에나멜 염료로 색을 입히거나 그림을 그리는 ‘에나멜링’, 날카로운 끌을 이용해 다이얼이나 케이스에 선을 새겨 넣는 ‘인그레이빙’, 로즈 엔진이라 불리는 전통 기계를 활용해 일정한 패턴을 새기는 ‘기요셰’ 등 메티에 다르 기법을 동원한다.
![동전만 한 크기의 다이얼에 쪽매맞춤, 미니어처 페인팅 등 다양한 장인 기법을 적용한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 워치. 각 예술 분야의 장인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사진 에르메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45154tdae.jpg)
쪽매맞춤이라 불리는 ‘마케트리’, 유리 공예, 자수 기법도 쓴다. 캔버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손기술이 필요하다. 수작업이 절대적인 만큼 밑그림이 같더라도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은 것이 메티에 다르 워치의 매력이다. 에르메스는 매년 이러한 메티에 다르 워치를 통해 시간에 관한 여러 이야기와 감정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쪽매 맞춤과 보석 세팅의 조화, 아쏘 아쉬데코
아쉬데코는 에르메스가 선보이는 포슬린 식기류에 등장하는 패턴이다. 브랜드의 첫 글자인 H가 떠오르는 이 패턴은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 매장의 철제 장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다이얼 가운데 놓인 아쉬데코를 중심으로 레이스 패턴이 펼쳐진다. 쪽매맞춤 장인은 골드 소재 다이얼 위에 0.2mm 두께의 조각을 빼곡하게 채운다. 이후 보석 세팅 장인은 수백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눈부신 테두리를 완성한다. 다이아몬드는 케이스 베젤까지 이어져 화려함에 방점을 찍는다.
![밀짚 마케트리로 다이얼을 만든 아쏘 아쉬데코 화이트 골드 버전. [사진 에르메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47027xmuj.jpg)
레이스를 이루는 부채꼴 모양의 조각은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자개·깃털·밀짚·나무 등 자연의 소재는 물론 대리석· 옵시디언(흑요석)·헤머타이트(적철석) 등 컬러 스톤도 사용한다. 얇은 두께를 구현하고 조각마다 두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시계의 심장은 에르메스가 자체 제작한 오토매틱 무브먼트 H1912다.이를 탑재한 케이스의 소재는 화이트 또는 로즈 골드, 크기는 지름 34mm다.
![자개·깃털·밀짚·나무 등 자연의 소재는 물론 대리석· 옵시디언(흑요석)·헤머타이트(적철석) 등 컬러 스톤을 사용해 다이얼을 완성하는 아쏘 아쉬데코 워치.[사진 에르메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48566ylwx.jpg)
▶세밀한 붓으로 그려낸 자연의 창조물,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
2020년 영국 아티스트 알리스 셜리가 디자인한 실크 스카프 프린트를 지름 38mm의 아쏘 케이스에 담았다. 그는 아프리카 여행 중 포착한 기린의 모습을 프린트로 정교하게 구현했다. 긴 목과 얼룩덜룩한 털을 가진 기린의 옆모습을 쪽매맞춤 기법으로 표현한 후 색을 입혔다. 기린의 각 부위를 다른 질감으로 표현하기 위해 미국산 호두나무와 단풍나무, 유럽산 단풍나무, 목련과의 튤립나무로 작은 조각을 만들었다. 조각 수는 무려 195개다.
![에르메스의 실크 스카프 프린트를 작은 시계 다이얼에 고스란히 구현한 시계다. 장인의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사진 에르메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50451wtjq.jpg)
쪽매맞춤 장인의 작업에 이어 마이크로 페인팅 장인은 기린 뒤로 펼쳐진 숲을 그려낸다. 세밀한 붓을 이용해 식물의 윤곽을 그린 후 이를 고정하기 위해 가마에 굽는다. 숲을 완성하기 위해 채색과 굽기 과정은 수차례 이어진다. 에르메스 측은 이 과정에만 몇 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숲 너머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표현한 다이얼의 소재는 어벤추린이다. 이 시계 역시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오토매틱 무브먼트 H1912를 심장으로 사용했다. 케이스 소재는 화이트 골드로, 베젤 위에 82개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움직임을 더한 다이얼 아트,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노무라 다이스케가 디자인한 실크 스카프 프린트를 다이얼에 담아낸 시계다. 해골 기수가 해골 말을 타는 모습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것에서 작가와 에르메스의 재치를 느낄 수 있다.
![마이크로 조각, 에나멜링 페인팅 등 여러 수공 기술을 동원해 만드는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의 제작 과정. [사진 에르메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52084ofzn.jpg)
이 시계는 마이크로 조각 기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장인은 옐로 골드를 하나하나 조각해 해골을 비롯한 다이얼 위 여러 모티브를 완성한다. 이후 색을 입혀 다이얼에 붙인다.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다이얼은 샹르베 에나멜링 기법으로 완성됐다. 스케치만 남기고 파낸 금속판에 에나멜을 입혀 굽는 고난도 작업이다.
![6점 한정 생산하는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사진 에르메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54124kbci.jpg)
이 시계의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케이스 9시 방향에 위치한 푸시버튼을 누르면 말 모티브의 다리가 경주하듯 앞뒤로 움직인다. ‘모바일 아트’를 더한 메티에 다르 워치는 흔치 않다. 앞서 소개한 시계와 마찬가지로 이 제품은 아쏘 컬렉션의 일부다. 앙리 도리니가 1978년 디자인한 아쏘는 언뜻 보기엔 흔한 원형이지만, 등자 모양의 비대칭 러그를 더해 변주의 미학을 보여주는 라인업이다. 케이스 소재는 화이트 골드, 크기는 지름 41mm이다.
![9시 방향 버튼을 누르면 해골 기수가 탄 해골 말이 움직이는 모바일 아트까지 더한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워치. [사진 에르메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9/04/joongang/20240904060056043zdjb.jpg)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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